서울 명동대성당에는 28일 오전 7시부터 신자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용인시에 사는 김옥순(75)씨는 “2009년 서울 송천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님께 세례받았는데 ‘가톨릭인이 됐으니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살았다”며 “선종 소식을 듣고 전철을 세 번 갈아타고 왔다”고 했다. 권복주(65)씨는 정 추기경과 찍은 스마트폰 사진을 내보이며 “매년 1월 1일이면 추기경님께 새배를 드렸다”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자주 만나서 길을 전해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카푸친작은형제회 수도회에서 3년째 수련 중이라는 이모(35)씨는 “하느님 곁으로 가시면서까지 각막을 기증하고 선한 마음을 남기고 가시는 것이 마음속에 남는다”고 했다. 임희중(57) 수녀는 “학자로서나 종교인으로서 오래도록 배움을 얻고 싶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김부겸 총리 후보자, 홍남기·유은혜 부총리, 황희 문체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양승조 충남지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이낙연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도 명동대성당을 찾아 조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추기경님은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란 사목표어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실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나눔과 상생’의 큰 가르침을 주셨다”라고 애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인간의 삶에서 물질이나 명예, 권력보다 더 중요한 가치, 사랑과 용서, 나눔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다”고 말했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는 "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성 야고보 사도의 말씀을 우리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셨다”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정진석 추기경님이 남기신 평화와 화해의 정신은 우리 종교지도자들이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소강석·이철·장종현 대표회장은 “정 추기경님이 지키려 했던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노력이 한국사회에서 지속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유교)도 추모사를 발표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