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공동집필한 서민(53) 단국대 교수는 4일 KBS·SBS·MBC·CBS 등 주요 방송 4사 프로그램에서 ‘조국 백서’(검찰개혁과 촛불시민) 측 거부로 1대1 토론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서민(왼쪽) 단국대 의대 교수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토론 거부하는 조국백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대1 토론이 무산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시선집중에서 (1대1 토론) 제의가 왔을 때 기꺼이 그러겠다고 말했다”면서도 “사실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정의인 건 맞으나 토론은 다른 문제”라며 “게다가 난 보통 사람보다 말이 어눌한 편이라 토론에서 남을 이겨 본 경험이 전무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서로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는 조국백서와 조국흑서(오른쪽)

서 교수는 “‘조국 백서‘에서 낯익은 이름을 확인하자 불안감이 더 가중됐다. 최민희(더불어민주당 의원)가 (‘조국 백서’) 집필진으로 있었다”며 “최 의원은 (‘조국 흑서’ 집필진인) 김경율 회계사와 MBC 100분토론에서 윤미향 의원 관련 토론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부정회계에 대해 참여연대 출신인 김 회계사가 압승할 것으로 봤으나 토론에서 단연 발군은 최 의원이었다”며 “그녀의 토론 수법은 ‘팩트 따위는 없다. 그저 (대화의) 양으로 승부한다’인데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100분 중 80분을 혼자 떠든 최 의원이 토론에서 이긴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최 의원은 이슈만 있으면 여당 대표로 방송에 단골 출연했는데 (시선집중에서 최 의원과) 토론하면 뼈도 못추리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시선집중) 토론을 이틀 앞두고 ‘조국 백서’ 측이 1대1 토론을 거부해 무산됐다. 내가 먼저 인터뷰한 다음에 ‘조국 백서’ 측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 네이버 블로그

서 교수는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벌어진 일화도 전했다. 그는 “내가 먼저 출연했다가 귀가하자 최 의원이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엘리트라서 각종 특혜를 받는게 당연하다’ ‘박탈감은 느끼겠지만 불법은 아니다’ 등 인터뷰를 했다”며 “(‘조국 백서’ 측이) 두 번 연속 토론을 거부하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SBS 프로그램에서도 1대1 토론을 제안했으나 ‘조국 백서’ 측 거부로 SBS 토론도 불발됐다고 서 교수는 밝혔다. 서 교수는 “저들이 일방적으로 토론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게다가 저들은 먼저 우리가 인터뷰를 한 뒤에야 방송에 나왔다”고 했다.

서 교수는 특히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무산된 김경율 회계사와 ‘조국 백서’ 추진위원장 김민웅 경희대 교수의 1대1 토론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서 교수는 당시 김현정 앵커가 ‘저희는 사실 동시 토론을 원했지만 성사가 되지 않았다. 대신 양쪽이 각각 입장을 밝히는 인터뷰를 한 뒤에 재반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주겠다‘고 한 발언을 소개한 뒤 “이 방송에서도 우리 쪽 김경율 회계사가 먼저 인터뷰를 하는 걸 보자 ‘저들은 우리가 하는 걸 본 뒤에야 자기 말을 하겠다는 치사한 전술을 쓰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 방송에 출연했던 김민웅 교수는 1대 1 토론 거부 이유에 대해 “토론 성사가 안 되는 건 (‘조국 흑서’ 측이) 상대를 사기꾼으로 모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사과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 말을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상식을 가진 진영에 있는 사람들은 극성 여당 지지자들과 어용 지식인들과 토론할 때 ‘그들은 양심을 팔아 권력에 기생하려는 사기꾼이며 이를 위해 팩트를 조작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그 신념을 물리고 사과를 해야 토론에 응하겠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토론을 거부하는 건 진실과 정의 앞에서 오징어가 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앞서 ‘조국 백서’ 집필·제작에는 역사학자 전우용씨,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민웅 경희대 교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이 참여했다. 반대로 ‘조국 흑서’는 서민 교수, 김경율 회계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이 공동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