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 '암덕 : 류의 기원' 언론시연회

“오랫동안 생각해온 작품입니다. 남사당패 최초의 여성 꼭두쇠(우두머리) ‘바우덕이’ 이야기를 통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남사당놀이의 정신과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죠. 전통예술이 최고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세계에 보이고자 합니다.”(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신작 '암덕: 류(流)의 기원'이 22일부터 서울 정동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전통 연희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킨 유랑예인집단의 원류, 남사당패를 소재로 하는 작품으로, 남사당놀이 여섯 종목을 현대적으로 무대화했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이날 공연에 앞서 오후 2시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안성에 춤 공부를 하러 갔을 때 남사당놀이를 만나게 됐는데 큰 울림과 감흥이 있었다"며 "이런 최고의 전통예술을 세계인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작품에 풍물(농악)·버나(대접돌리기)·살판(땅재주)·어름(줄타기)·덧보기(탈놀이)·덜미(꼭두각시놀음) 등 다양한 전통요소들이 담겼기 때문에 세계 진출에 적합한 작품"이라며 "더욱 다듬고 가꿔서 세계시장에 내놓고 싶다"고 설명했다. "2025년 극장 개원 30주년을 맞는데 그 때도 이 작품을 더욱 발전시켜 무대에 올리고 싶습니다. 암덕을 지역 우수 콘텐츠로 만들어 우리 국민들이 어디서나 함께 향유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정동극장이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무대에 올리는 '암덕'은 여성 최초로 남성들로 구성된 남사당패의 꼭두쇠(우두머리)로 활약한 바우덕이의 이야기다. 제목도 바우덕이의 본명인 김암덕에서 따왔다. 바우덕이는 조선시대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15세에 남사당패 사상 처음 여성으로 우두머리가 된 여성이다. 선소리, 무동, 줄타기를 하며 남자 놀이꾼들을 휘어잡고 꼭두쇠가 돼 안성 남사당패의 흥행을 성공시켰다. 불꽃같은 삶을 살다 스물셋의 나이에 요절했다. 안성에서 전승되는 노래 중 "안성 청룡 바우덕이 소고만 들어도 돈 나온다"는 가사는 화려했던 바우덕이의 행적을 잘 전해준다.

'암덕: 류(流)의 기원'은 남사당패를 조선 대표 민간예인집단으로 이끌어낸 그의 뛰어난 재기와 예술혼을 조명하는 동시에 숨겨진 인고의 시간과 강인함을 담아낸다. 춤, 연희, 음악, 현대미술 등 총체적인 예술을 통해 삶의 지형을 개척해온 민중의 생명력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민새롬 연출가는 "한 여성 연희 예술인의 특수성을 호소하기보다는 인물이 성장하는 국면들을 압축적이고 강렬하게 소개했다"며 "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단계들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작품을 준비하며 암덕의 삶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마주하게 되는 삶의 단계들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극의 흐름에 따라 4인의 암덕으로 역할을 나누어 각각의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어린 암덕'은 이유주가, '노래하는 암덕'은 국악인 서진실(국악 퓨전밴드 AUX 보컬)이, '줄 타는 암덕'은 여성 어름사니(줄꾼)로 잘 알려진 박지나(안성시립바우덕이풍물단 단원)가 각각 맡았다. '춤추는 암덕'은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무용단원 조하늘이 맡았다.

4명의 암덕은 이날 프레스콜에서 허공에 핀 꽃처럼 비상하는 능수능란한 줄타기와, 민초의 애환을 달래줬던 아름다운 춤을 선보였다. 아홉살에 남사당에 들어가 열세살부터 줄타기를 시작, 국내에 2명 뿐인 여성 어름사니로 활동 중인 박지나는 "여태까지 제가 했던 역할을 서울에 가서 한다는 느낌으로 올라왔다"며 "지금까지 재담을 함께 하는 공연을 많이 해왔는데 앙상블 등을 신경쓰면서 현대화된 공연을 하게 돼 새롭고 다른 암덕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했다.

서진실은 "평소 정동극장의 작품들을 눈여겨봐왔고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암덕의 내면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그의 감정을 끌어내는 그런 소리를 많이 부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하늘은 "창작진과 출연진들이 엄청난 연습과 노력을 하며 작품을 준비해왔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암덕: 류(流)의 기원'은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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