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구(86)는 1962년 연극 ‘소’로 데뷔한 뒤 60년 넘게 무대와 영화·드라마를 넘나든 연기 장인. “제대로 해서 남기고 싶은 작품”으로 꼽는 ‘라스트 세션’을 비롯, ‘파우스트’ 등 200여 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연극만으론 노모를 모실 수 없어 KBS 특채 탤런트가 됐다.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국민 유행어 ‘니들이 게맛을 알어?’를 만들어냈다. 대사가 입에 붙어 물 흐르듯 흘러야 만족하는 완벽주의자. 지금도 함께 연극하는 젊은 배우들은 “첫 리딩부터 대본을 완벽히 외워 오신다”고 혀를 내두른다. 작년 이해랑연극상 특별상을 받았다. 본명은 신순기. ‘신구’는 동랑 유치진이 지어준 예명이다. 그는 “딴 생각 말고 길게 배우를 하라 고 오랠 구(久)를 붙여주신 모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