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빈 안무 해적

국립발레단이 8일 올해의 라인업을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연말 '호두까기인형' 공연과 동시에 이듬해 라인업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호두까기인형' 공연취소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국가 위중사태를 고려해 올해에는 다소 조용한 라인업 발표를 선택했다. 다만 발표된 라인업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다.

2021년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쥬얼스(안무 : 조지 발란신)'를 비롯해 2020년 국립발레단의 신작이었던 '해적(안무 송정빈)', 4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대작 발레 '라 바야데르(안무 : 유리그리고로비치)'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말괄량이 길들이기(안무 : 존 크랭코)'와 따뜻한 연말을 책임질 '호두까기인형(안무 유리그리고로비치)'도 관객을 찾는다.

또한 국립발레단의 대표적인 기획공연으로 자리매김한 'KNB Movement Series 6'와 '허난설헌-수월경화'도 무대에 오른다.

2021년 국립발레단이 준비하고 있는 신작은 바로 신고전주의 발레의 창시자이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던 안무가 중 한 사람인 '조지 발란신'의 '쥬얼스'다.

가브리엘 포레,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3명의 작곡가의 음악과 함께 3막으로 이루어진 발레 '쥬얼스'는 에메랄드, 루비, 다이아몬드 세 가지 빛나는 보석을 각기 다른 음악과 분위기, 의상, 춤으로 표현하는 플롯없는 디베르티스망 형식의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이 2021년 10월 선보이게 될 이 작품은 국내 발레단에서는 최초로 전막 공연한다.

올 2021년 국립발레단의 첫 무대를 깨울 작품은 바로 지난해 국립발레단이 유일무이하게 무대에 올린 정기공연이자 신작이었던 '해적(안무 송정빈)>이다.

5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영국의 낭만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원작 마리우스 프티파의 버전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안무가 송정빈이 재안무한 국립발레단만의 버전이다.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클래식 발레 '라 바야데르 (안무 유리 그리고로비치)'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국립발레단 무대에 오른다.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으로,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한 네 명의 남녀 주인공의 사랑과 배신, 욕망을 그린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비극이 많은 발레에서 얼마 안되는 희극 발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 바탕이 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이 2015년 초연에 이어 2015년, 2016년, 2018년 세 번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3년 만에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린다.

비극적이고 애절한 몸짓이 주를 이루는 발레 작품들과 달리 발레리나(카타리나)가 주먹질, 발길질도 서슴치 않는다. 또한 표정까지 좀처럼 발레 공연에서 볼수 없는 우스꽝스러움까지 느끼게 한다. 발레 공연을 보며 폭소를 터뜨리는 재미까지 느낄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다.

2021년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동화 같은 발레 '호두까기인형 (안무 유리 그리고로비치)'이다. 이 작품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인기 발레 레퍼토리로,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다수의 발레 공연장에 올라가는 작품이다.

유리 그리고로비치는 호프만의 원작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난도 발레연출과 탁월한 해석을 더해 세대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명품 클래식 발레로 재탄생됐다.

국립발레단의 'Movement Series'에서 배출한 안무가 강효형이 2017년 발표했던 '허난설헌-수월경화'가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한 공연취소의 아쉬움을 딛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라이브 연주로 올려진다.

조선 중기 천재 여류 시인인 '허난설헌'의 아름답지만 가혹했던 삶을 그녀의 시 '몽유광상산'과 '감우'에 빗대어 표현한 이 작품은 시 속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부용꽃등을 무용수의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표현하며 시 자체를 형상화했다.

한편 2015년부터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안무역량 강화와 제2의 인생의 발판을 만들어주기 위하여 기획된 ‘KNB Movement Series’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다. 올해에도 단원들이 새로운 안무작을 선보이는 기회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