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약 4년 만에 선보인 정규 앨범으로 일종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 방송은 8일(현지 시각) ‘K팝으로 수백만 명을 이끈 BTS가 한국과 세계 사이에 끼어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BTS가 세계에 구애하려다가 K팝에서 너무 동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BBC는 5집 앨범 ‘아리랑’(ARIRANG)을 두고, 한국의 유산을 강조한 점이 역설적으로 반감을 사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부 한국인은 영어 가사 비중이 과도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며 “BTS와 하이브가 독창성을 대가로 돈이 되는 서구 시장을 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BTS 노래는 한국어 비중이 월등히 높았으나, 세계 무대를 겨냥한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은 영어 가사를 내세웠다. 이번 타이틀곡 ‘스윔’ 역시 모든 가사가 영어다. BBC는 “BTS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한국과 글로벌,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과 상업적 기대, 멤버들의 창작 본능과 그들을 둘러싼 더 큰 전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BTS가 지금껏 일군 성과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평했다. 빌보드 출신 전문가 롭 슈워츠는 “K팝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현상이 되기 전부터 이를 다뤄왔다”며 “당시엔 ‘K팝이 어마어마한 세계적 현상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물음표가 있었지만, 이제는 BTS 덕분에 그런 질문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같은 날 빌보드 인터뷰를 통해 이번 BTS 앨범에 대한 방향성을 언급했다. 그는 ‘BTS 2.0’이라는 표현을 쓰며 “결코 과거의 연장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새로운 장을 연다는 선언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앨범에서 저와 멤버들은 명확하고 의도적인 목표를 공유했다”며 “보이 밴드 딱지를 떼도 BTS가 진정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전환을 과거 그룹들은 멤버의 솔로 활동으로 꾀했지만, BTS는 그룹 형태를 유지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위험을 감수했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우리는 기존의 성공 공식을 완전히 내려놓아야 했다”며 “곡 ‘스윔’과 ‘훌리건’의 경우 안무가 거의 없는 것처럼 수정했다. 멤버들이 의문을 표했지만 ‘너희 같은 아티스트는 서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이전에 했던 강렬한 군무는 음악을 가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리랑’ 앨범에 약 1년 6개월을 쏟아부었다며 “아티스트 못지않게 프로듀서에게도 압박감이 큰일이었다. 결과가 최종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으로 지표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