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퀸’으로 불리며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김혜윤이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첫 공포 영화 도전작인 ‘살목지’를 통해서다. 평소 무섭다고 소문난 콘텐츠를 모조리 섭렵할 만큼 ‘공포 마니아’인 그는 이 영화로 ‘호러퀸’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윤은 “공포 영화 마니아로서, 좋아하는 장르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게 설레고 기대됐다”며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고, 물귀신이라는 소재가 신선하고 참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살목지’는 로드뷰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검고 깊은 물속의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윤은 극 중 로드뷰 서비스 회사의 PD 한수인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평소의 발랄하고 솔직하고 귀여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현실에 찌들어 지쳐 있으면서도 감정을 절제하는 인물로 분했다. 김혜윤은 “그런 점이 다른 공포 영화 속 인물과는 다르게 느껴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공포감 등의 감정을 절제된 눈빛으로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저라는 사람이 가진 에너지와 표현력을 덜어내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했다.
한 명의 관객으로서, 공포 영화 마니아로서 본 ‘살목지’는 어땠을까. 김혜윤은 “제가 촬영하지 않았던 장면에서 놀랐다. 공포 영화에서 편집과 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영화관에서 완성본을 보니 그런 점들이 크게 다가와서 무서웠다”며 “시나리오상 어떤 장면인지, 이 장면에서 뭐가 튀어나오는지를 알고 있는데도 극장에서 보니 또 무섭더라”라고 감상을 전했다. 이어 “다양한 충격적인 장면이나 무서운 이미지가 많이 나온다. 또 사운드가 주는 공포감이 있다 보니까 그런 장면을 관객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VIP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본 동료 배우들도 “정말 무서웠다”는 후기를 전했다고 한다. 김혜윤은 “다들 너무 무서워서 눈을 가렸는데 소리가 더 무섭다고 하시더라.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앵글이나 고스트 장비 등도 참신해서 즐거웠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공포영화를 봤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 시사회에서 동료들과 함께 극장에서 봤을 때도 같이 보는 사람들과의 추억이 쌓이는 게 좋더라”라며 “한 관에 있는 관객들끼리의 유대감이 생기지 않나. 모르는 사인데도 감정을 공유하고, 같이 비명을 지르거나 놀라고, 웃고 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 관객들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같이 있는 사람들끼리 추억이 생기는 것이니 같이 보러 오셔서 같이 놀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촬영부터 홍보까지, 김혜윤은 진심으로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서운 얘기를 각잡고 하니까 즐겁다. 저는 원래 무서운 얘기 좋아하고 공포 콘텐츠, 공포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면서 “이번에 영화 찍을 때도 너무 재밌었지만 홍보 콘텐츠 찍을 때도 너무 즐거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공포 영화나 스릴러 영화의 흐름이 긴장감, 궁금증으로 시작하다가 결말을 보고 해소가 되는데 이 해소되는 부분에서 쾌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공포 영화 촬영장에 귀신이 나오면 소위 ‘대박’이 난다는 속설이 있다. ‘살목지’를 찍을 때도 한 스태프가 ‘아이 귀신’을 봤다고 한다.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김혜윤은 “제가 직접 형체를 보고, 뭔가를 찾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그런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내가 되고 싶어서 일부러 산속이나 저수지 건너편을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항상 에피소드가 생기면 말하고 싶어서 노력한다. 이번에는 조명도 어둡고 산속이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진 않았다”며 “보게 된다면 무용담처럼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시사회 직후 쏟아진 호평에 귀신 목격담까지 더해, 흥행을 미리 점치는 관객들이 많다. 이에 대해 김혜윤은 “이번 영화로 진부하지만 ‘호러퀸’ 수식어를 달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상 관객 수를 묻자 “다른 배우들과 수치로 얘기한 적은 없지만 저는 500만을 원한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