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김석진 박지민 정호석 민윤기 김태형 전정국 BTS”
21일 오후 8시가 다가오자 서울의 중심 광화문 광장에는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이름이 울려퍼졌다.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무대 주변에 자리잡은 아미(팬덤명)들이 BTS의 등장을 기다리며 응원을 보내는 소리였다. 흰 연기를 뚫고 BTS가 등장하자 함성은 더욱 커졌다. 광화문을 액자에 담은 것처럼 보였던 사각형의 무대가 개선문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은 단순한 컴백 쇼가 아니었다. 음악으로 전 세계를 잇고, 한국의 문화유산이 지닌 매력을 전파하는 자리였다. 최고 높이 14.7m(약 5층 건물 높이) 프레임에 문화유산과 BTS의 신곡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며 마치 600여년의 역사가 연결되는 듯했다. 신(新)‧구(舊)의 조화는 ‘아리랑’ 부분에서 극대화됐다.
멤버들은 “한국에서 가장 역사적인 장소인 광화문에서 무대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감격했다. 지민은 “너무 울컥한다”며 “오늘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워주실 줄 몰랐는데 진심으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뷔는 “이렇게 특별한 장소에서 컴백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여러분들이 어디에 계시든 저희의 마음이 전 세계에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신도 광화문에 주목했다. 영국 BBC는 “광화문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BTS를 위한 사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광장 전체가 보라색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했다. 이어 “K팝 성공의 얼굴이 된 BTS에게만 주어진 흔치 않은 영광이었다”고 평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궁궐이라는 BTS의 공연 장소는 한국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며 “BTS가 자신들의 본질로 돌아가는 데 더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아리랑’은 단순한 컴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정체성과 책임감, 조국과의 유대감이 연결된 귀환”이라고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현장 음질은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며 “BTS의 목소리는 광화문 광장 전체에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BTS는 ‘스윔(SWIM)’ 등 신곡을 포함해 ‘버터(Butter)’, ‘마이크 드롭(MIC Drop)’, ‘다이너마이트(Dynamite)’ 등 다양한 곡들을 선보이며 음악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걸맞은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의 완전체 무대는 2022년 10월 부산 공연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제이홉은 “저희가 잊히지 않을까, 여러분들이 저희를 기억해주실까 하는 고민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국 역시 “사실 컴백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다”고 했지만, “오늘 여러분들 앞에 서니까 마냥 그저 좋다. 오늘 밤을 절대 못 잊을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이번 공연은 여러모로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단일 아티스트 최초로 광화문에서 공연을 열었으며 넷플릭스가 아티스트의 단독 공연을 실시간으로 송출한 것 역시 BTS가 최초다. 정부가 공연장 재난 위기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한 것도 최초였다. 이에 대해 슈가는 “서울시와 수많은 관계자분, 현장에서 고생 많이 해주신 경찰분들과 많은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고, 지민은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날 공연에는 약 10만4000명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티켓 예매자 수와 통신 3사‧알뜰폰 이용자, 외국인 관람객 수 등을 종합한 추정치다. CNN은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개 콘서트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