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날 오후 8시 시작되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두 시간 앞두고 공연장 일대는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공연장 인근 전광판에 BTS 멤버 얼굴이 뜰 때마다 “지민!” “정국!”을 외치며 사진을 찍는 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새 앨범 ‘아리랑’의 상징색에 맞춰 붉은 옷과 머리띠를 맞춰 입은 팬들도 줄을 이었다. 일부는 경찰을 붙잡고 “어디로 가야 하냐” “티켓 없으면 못 들어가냐”고 물었고, 경찰이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안내했다.

◇‘지민!’ ‘정국!’…광화문 달군 아미들

이날 공연장 입장은 오후 3시부터 시작됐다. 무대와 가까운 스탠딩 A구역과 지정석 B구역에 이어 오후 5시부터는 이순신장군 동상 뒤편에 위치한 스탠딩 C구역 입장이 진행됐다. 오후 7시에는 모든 구역 입장이 마감된다. 광화문 월대 앞 무대 객석부터 팬들이 자리를 채웠고, 스탠딩 C구역도 빠르게 들어찼다. 공식 좌석은 2만2000석 규모지만 경찰은 일대에 최대 26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BTS 컴백쇼를 약 3시간 앞둔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만난 스페인 국적의 발렌티나(26)씨와 콜롬비아 국적의 발레리아(25)씨, 멕시코 국적의 발레리아(26)씨의 모습.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만난 이들은 새 앨범 '아리랑'의 상징색인 붉은색 옷을 맞춰 입었다. /김진영 기자

11년차 BTS 팬이라는 발렌티나(26·스페인), 발레리아(25·콜롬비아), 발레리아(26·멕시코)씨는 새 앨범 ‘아리랑’의 상징색에 맞춰 붉은색 옷을 입고 응원봉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고려대 교환 학생 시절 BTS 팬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친구가 됐다”며 “지금도 한국에서 일하며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고 했다. 세 사람 모두 BTS의 ‘피 땀 눈물’을 계기로 팬이 됐다고 했다. 발렌티나씨는 “공연이 두 시간 앞으로 다가오니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며 웃었다.

BTS(방탄소년단)의 데뷔 때부터 아미로 활동해온 벨기에 국적 유나 세르넬스(25)씨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본지 BTS 특별판 신문을 들고 웃고 있다. /김혜민 기자

벨기에 출신 유나 세르넬스(25)도 이날 공연을 앞두고 들뜬 모습이었다. 방탄소년단 데뷔 초기부터 팬 활동을 해온 그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걸 보니 콘서트에 온 게 실감 난다”며 “몇 시간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긴장이 된다”고 했다. 전날 공개된 새 앨범 ‘아리랑’ 수록곡도 반복해서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타이틀곡 ‘SWIM’도 좋지만 수록곡 ‘FYA’를 특히 좋아해 무한 반복 중”이라며 “빠른 비트가 신나게 뛰어놀고 싶게 만든다”고 했다.

21일 BTS 컴백쇼를 앞두고, 본지 호외와 아미밤을 들고 포즈를 취한 인도인 아미 시바니 싱씨의 모습. /최하연 기자

이순신 동상 뒤편 스탠딩 C구역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인도 출신 아미 시바니 싱(27)씨도 이날 누구보다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앞서 2000석 규모 추첨과 약 1만3000석 본 예매에서 모두 실패했지만, 이후 열린 추가 좌석 예매에서 끝내 티켓을 확보했다. 싱씨는 “무대와는 거리가 있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어젯밤부터 타이틀곡 ‘swim’을 계속 반복해 들었는데, 아미들과 함께 부를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고 했다.

◇티켓 없어도 축제…스크린 앞 ‘야외 응원전’

BTS 컴백 콘서트를 3시간 앞두고 신문지와 담요 등을 깔고 앉아 자리를 차지한 팬들로 빼곡한 동화 면세점 앞의 모습. 이들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로, 그래도 최대한 가까이서 공연을 즐기기 위해 바리케이드 앞에 바짝 밀집해 있었다. C존 앞쪽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에 BTS 영상이 나올 때 마다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들어 사진과 영상을 찍기도 했다. /김민혁 기자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도 공연장 바깥에 자리를 잡았다. 동화면세점 앞 바리케이드 주변에는 신문지와 돗자리를 깔고 앉은 팬들이 빼곡했다. 이곳은 스탠딩 C구역 앞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가장 가까운 자리다. 스크린에 BTS 멤버들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고, 노래가 나오면 팬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들어 영상을 찍거나 따라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디아슈니(28)씨는 “오후 3시에 도착해 겨우 앞쪽 자리를 잡았다”며 “티켓이 없어도 여기서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광장 곳곳에는 스마트폰 여러 대를 삼각대에 고정해 동시에 촬영하거나 실시간 방송을 준비하는 팬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부는 보조배터리와 케이블을 연결해 장시간 촬영에 대비했고, 화면을 통해 공연 분위기를 공유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했다.

21일 광화문 BTS 컴백쇼를 앞두고 본지 호외와 응원봉을 들고 포즈를 취한 수리남 출신 앰버리엔 말리하 피어칸(33)씨. /구아모 기자

수리남 출신 앰버리엔 말리하 피어칸(33)씨는 “완전체인 7명을 직접 만난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벅차다”며 “신보를 계속 반복해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Please’에서 ‘한 걸음 더 다가설게’라는 가사가 특히 좋다”며 “한국어 가사가 많아 더 방탄소년단 다운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고 했다.

광화문역 7번 출구 일대도 공연을 앞두고 인파가 몰리며 혼잡을 빚었다. 형광 조끼를 입은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확성기와 호루라기를 들고 인파를 통제했다. 현장에서는 “여기로 따라와라” “우측으로 이동해 달라”는 안내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반복됐다.

21일 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서울역사박물관 야외 광장에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아미들의 모습. /윤성우 기자

일부 외국인 팬들은 인근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물관 안팎에는 공연 전 시간을 보내려는 외국인 ‘아미’들의 줄이 이어졌다. 이들은 “BTS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고, 그 뿌리인 역사도 궁금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취업을 준비 중인 인도 유학생 수다 로나(28)씨는 “2시간 동안 티켓팅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공연장 주변을 구경하러 나왔다가 박물관에 들렀다”며 “광화문 일대의 역사를 알고 나니 공연장 분위기도 더 다채롭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날 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약 200~300명으로 상당수가 BTS 팬이었다.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컴백 라이브를 앞두고 아미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김진영, 윤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