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광화문 공연을 통해 돌아오는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통해 한국적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음악 시장 속에서 ‘K-팝의 K’를 재조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이어가면서도, 전통 민요와 역사적 상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이라는 뿌리를 전 세계적으로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협업 속 ‘한국 정체성’ 강화
20일 뉴욕타임스(NYT)는 BTS의 새 앨범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BTS의 세계적 영향력을 방증하는 동시에, ‘아리랑’은 해외 팬과 국내 팬 모두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앨범 크레딧(앨범을 만든 주요 인물을 정리한 정보)에는 호주 출신 프로듀서 플룸, 미국 DJ 디플로, 스페인 가수 엘 기노초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했다.
다만 앨범 제목은 한국 대표 민요이자 민족 정체성과 회복력을 상징하는 ‘아리랑’으로 정했는데, 레이 설 보스턴 버클리 음대 교수는 NYT에 “앨범명을 ‘아리랑’으로 정한 것은 외부의 기대에서 벗어나 보다 솔직한 한국적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변화의 신호”라고 말했다.
◇민요·국보·독립운동가…문화적 코드 집약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한국적 요소가 음악적으로 구현됐다. 첫 트랙 ‘바디 투 바디’ 후반부에는 민요 아리랑 선율이 삽입돼 있고, 전통 악기와 합창이 결합된 구성으로 재해석됐다. 또 다른 민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일부도 샘플링됐다.
‘넘버 29’에는 신라 시대 제작된 국보 성덕대왕신종의 실제 종소리가 담겼다. 수십 년 만에 타종된 음향을 녹음해 활용한 것으로, 트랙 길이 역시 종소리 잔향이 사라지는 시간에 맞춰 구성됐다.
이와 함께 ‘에일리언스’에는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잠시만요 김구 선생님, 지금 기분이 어떠신지요)” 같은 가사를 통해 독립운동가 김구를 언급하며 역사적 맥락을 더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란 말을 남긴 그를 ‘소환’해 문화적 융성기를 맞이한 한국에 대해 물어본 것이다.
다만 일부 팬들 사이에선 ‘아리랑’이라는 앨범명과 달리 타이틀 곡 ‘SWIM’을 비롯해 수록곡들의 제목이 전부 영어인 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사도 대부분 영어로 쓰였다. 한 BTS 팬은 “과거 ‘봄날’ ‘피 땀 눈물’ ‘불타오르네’와 같은 한국어 명곡을 더 이상 듣게 될 수 없게 된 것 같아 씁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