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탄소년단(BTS)이 새 앨범 ‘아리랑’을 들고 세종대로 한복판에 서면서, 서울은 아리랑의 도시로 모습을 바꾼다. 서울 곳곳이 붉은빛의 랜드마크로 물들고, 한강 위로 드론이 날고 분수 공연이 펼쳐진다. 청계천을 따라 빛의 길을 걷다보면 동대문 DDP에선 흥겨운 음악 공연 소리가 들린다. BTS의 공연은 막을 내리고 다음 도시를 찾아 떠나겠지만, 서울은 다음 장면을 이어간다.
하이브는 BTS 5집 컴백을 기념해 2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서울 전역을 ‘BTS 더 시티 서울(THE CITY)’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페스티벌 공간으로 꾸민다. 숭례문, 남산타워, 한강공원, DDP 등 서울 명소에서 미디어 파사드, 드론 쇼, 테마 조명, 스탬프 랠리 등이 펼쳐진다. 서울시도 BTS 공연을 맞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서울의 밤, 색색으로 빛나다
남산서울타워 기둥에 ‘ARIRANG’ 붉은색 영문 글자 불빛으로 시작된 빛의 향연은 서울 전역으로 이어진다. 우선 20일과 21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서울 전역 15개 랜드마크에서 화려한 조명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식물원과 세빛섬, 청계천 일대는 물론,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와 가양대교·월드컵대교·원효대교·고척교 등 한강 교량이 일제히 알록달록한 조명을 밝힌다. 여기에 N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파크원, 한화빌딩, 더샵갤러리, 마포 풍농복합타워, 조선팰리스까지 도시의 주요 스카이라인이 같은 색으로 연결된다. 높은 하늘에서 본다면, 서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처럼 보일 것이다.
서울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는 이뿐만이 아니다. 21일과 22일 이틀간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20분까지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에선 BTS 음악을 테마로 한 특별 분수 쇼가 펼쳐진다. 총 길이 1140m에 달하는 분수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와 LED 조명이 음악과 맞물리며, 한강 위에서 또 하나의 공연을 만들어낸다.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에는 가로 33m, 높이 3m 규모의 ‘아리랑’ 로고 조형물이 설치되고,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러브송라운지’도 조성된다.
◇글로벌 아미들을 위한 스탬프 인증 코너도 마련돼
3월 20일부터 4월 19일까지 동대문 DDP, 여의도 한강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 서울 곳곳에는 BTS와 ‘아리랑’을 주제로 한 테마 공간이 운영된다. 각 지점에서는 ‘글로벌 아미’들을 위해 인증 도장을 모으는 ‘스탬프 랠리’ 이벤트가 진행된다. 모처럼 서울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공연장을 중심으로 도시를 순환하며 이동할 수 있는 ‘더 시티’ 프로젝트다.
최근 해외 관광객들이 부쩍 많이 찾는 청계천도 새로운 채비를 했다. 4월 6일부터 19일까지 오간수교에서 버들다리까지 약 500m 구간에 ‘BTS THE CITY ARIRANG SEOUL’ 콘셉트의 라이트 워크가 조성된다. 해가 지면 수면 위로 빛이 흐르고, 발걸음을 옮길수록 장면이 바뀌는 산책로가 생겨난다. 같은 시기 세종대로와 광화문 일대에는 공연을 위해 미리 조성한 봄꽃 정원이 한껏 펼쳐진다. 광화문 삼거리에서 시청 교차로까지 약 1㎞ 구간에 튤립, 아네모네, 페라고늄, 라넌큘러스, 사계장미 등 46종 3만2860본이 심겨, 붉은 색감을 중심으로 화려한 장면을 만든다.
◇서울 광장은 해치 라이트 가든으로
서울광장은 낮과 밤의 경계를 나누는 공간이 된다. 덕수궁 돌담길 방향 입구에 조성된 ‘해치 라이트 가든’은 일몰부터 자정까지 운영된다. 붉은 조명과 별빛 장식, 대형 해치 조형물이 어우러진 체류형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머물 수 있다. 같은 시간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선 음악이 끊기지 않고 들릴 것이다. 3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DDP 뮤직라이트’가 운영되고, 4월 6일부터 12일까지는 ‘구석구석 라이브’가 진행된다. 공연장이 아닌 도시 곳곳에서 음악을 접할 수 있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은 더 길게 이어진다. 4월 10일부터 5월 5일까지 여의도 한강공원을 중심으로 ‘2026 서울스프링페스티벌’이 열리고, 개막일인 4월 10일에는 드론 라이트 쇼가 밤하늘을 채운다. 이와 함께 3월 20~21일에는 한강 버스 1일 무제한 승선권이 운영되고, 7개 선착장 루프톱이 개방돼 세빛섬과 도심 스카이라인을 새로운 높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물 위와 육지, 낮과 밤을 넘나드는 체험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세종대로 가로등에는 환영 현수막이 걸리고, 도심 10곳의 미디어 파사드에는 웰컴 메시지가 표출된다. 주요 관광지와 전통시장에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등 7개 언어로 번역된 안내가 제공된다. 북촌과 서촌 일대에서는 소상공인과 협업한 BTS 테마 식음료 프로그램도 운영돼, 관람객들이 골목 단위까지 경험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찾은 도시가 머무르고 소비하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