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갓. 나 BTS 보러 간다!”
지난 12일 오후 8시 서울의 한 PC방.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추가 좌석 7000석 예매가 시작된 직후 인도 출신 아미(ARMY·BTS의 팬덤명) 시바니 싱(27)씨가 환호성을 질렀다. 앞서 앨범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2000석 추첨에도 떨어졌고, 약 1만3000석 규모로 열린 본 티켓팅에서도 실패해 낙담하던 차였다. 추가 좌석 예매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는 퇴근하자마자 PC방으로 달려갔고, 몇 차례 시도 끝에 결국 티켓 예매에 성공했다.
시바니씨는 인도 동부 자르칸드주 소도시에서 자랐다. BTS를 처음 알게 된 건 대학 시절 학교 한글날 행사에서 BTS의 ‘피 땀 눈물’을 펀자브 음악 스타일로 편곡해 공연하게 되면서다. 준비 과정에서 BTS 멤버들의 이야기를 접했다. 지금의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서사에 마음이 움직였다.
“BTS를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어디에서 왔든, 어떤 배경이든 포기하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가 한국 유학을 결심한 것도 BTS 때문이었다. 2020년 8월 정부초청 장학생(KGSP)으로 한국에 왔고, BTS 멤버 지민과 정국의 고향 부산에 처음 정착했다. 동서대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뒤 이화여대에서 한국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서울의 한 뷰티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처음 BTS에 빠지게 된 계기는 지민이었다. “평소의 밝고 귀여운 이미지와 달리 무대 위에서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이홉이 ‘최애’ 멤버다. 지난해에는 제이홉의 솔로 콘서트도 직접 관람했다. 그는 “혼자서도 무대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에너지에 크게 감동했다”며 “옆자리 아미들과 제이홉의 솔로 노래 ‘치킨 누들 수프’에 맞춰 떼창을 하고 춤을 췄다”고 했다.
한국에 온 뒤에는 BTS의 흔적을 찾아 전국을 여행했다. BTS의 노래 ‘봄날’ 뮤직비디오가 촬영된 강릉 향호해변의 버스정류장, BTS가 화보를 촬영했다는 전북 완주의 위봉산성과 아원고택, 대구에서 뷔가 다녔던 초등학교 등을 찾았다. 부산에 살 때는 지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카페를 즐겨 찾았다.
그간 BTS 멤버들이 군 복무 중이어서 완전체 공연을 볼 기회가 드물었던 만큼 이번 광화문 공연은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시바니씨의 좌석은 이순신 동상 뒤편이라 무대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는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많은 아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응원법을 외칠 생각을 하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아마 울고, 소리 지르고, 모든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될 것 같아요.” 시바니씨는 웃으며 덧붙였다. “BTS, 인도 아미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언젠가 꼭 인도에 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