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호주 배우 하예린이 동양인으로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하예린은 1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외할머니인 ‘연극계 대모’ 손숙과 함께 출연했다. 하예린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의 주인공 소피 백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다.
손숙은 “가족들도 얘(하예린)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어찌나 바쁜지 짠해 죽겠다”면서도 “작년까지만 해도 ‘손숙 손녀 하예린’이었는데 이제는 ‘하예린의 할머니 손숙’이 됐다. 정말 좋다”고 손녀를 자랑스러워했다.
호주에서 생활하던 하예린은 연기의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한국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학교를 마친 뒤에는 다시 호주로 돌아가 케이트 블란쳇, 멜 깁슨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를 배출한 국립극예술원(NIDA)에 입학해 연기를 배웠다.
졸업 후 여러 연극과 드라마를 오가며 착실히 연기 내공을 쌓은 그는 2022년 세계적인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SF 드라마 ‘헤일로’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하예린은 “외롭고 힘든 순간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21살 때 ‘헤일로’ 촬영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사했다”며 “그곳에서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잃었던 것 같다. 오히려 집중이 많이 안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 걸 통해서 ‘어떻게 내 자신을 채우면서 일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하예린은 “할리우드에서는 ‘동양 배우들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며 “‘우리가 너한테 이렇게 큰 기회를 줬는데 감사해야지’ ‘우리가 원하는 건 다 해줘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는 “모든 일에 ‘네, 네, 네’, 아파도 ‘이렇게 할게요’라고 했다.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며 “당연히 감사하지만 우리도 평등하게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제가 잘하면 동양 배우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까 싶어서 계속 증명해야 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울먹이며 “7년 동안 열심히 하는 것만 생각했다. 제가 동양 배우로서 글로벌한 TV 쇼에서 인정받는 느낌이다. 스스로 대견하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브리저튼’은 줄리아 퀸의 베스트셀러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둔 드라마로, 19세기 영국 사교계를 배경으로 명망 높은 브리저튼 자작가(家) 8남매의 로맨스를 그린다. 하예린이 연기한 소피는 펜우드 하우스의 하녀이지만 위트 있고 똑똑한 인물이다. 이번 시즌은 결혼에 무심한 자유로운 영혼인 차남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이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은빛 드레스의 여인’과 현실의 하녀 소피 사이에서 사랑과 정체성, 계급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