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사흘 앞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대형 무대가 들어섰다. 사진은 무대 뒤편인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코리아나호텔 전광판에 BTS 공연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장련성 기자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하는 해외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에 비가 내린 이날, BTS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 근처 펜스엔 해외 팬들이 각국 언어로 ‘BTS 곧 봐요’ ‘영원히 함께하자’고 적은 메모가 붙어 있었다. BTS 멤버 7명 얼굴과 20일 발매되는 정규 5집 앨범 ‘ARIRANG(아리랑)’ 로고가 그려진 대형 버스를 팬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며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세계 ‘아미’(BTS 팬)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다. 본지는 공연을 사흘 앞둔 18일 공연장 설치가 시작된 광화문광장과 경복궁, 명동, 용산 하이브 사옥을 찾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 아미들을 만났다.

18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만난 독일인 자매 리나(24)·줄리아나 크르스테(26)가 BTS 캐릭터가 그려진 우산을 들고 웃고 있다./김진영 기자

이날 오후 하이브 사옥 앞에서 만난 독일인 자매 리나 크르스테(24)씨와 쥴리아나 크르스테(26)씨는 BTS 공식 캐릭터가 그려진 우산을 쓰고 있었다. 보라색 숄더백을 멘 쥴리아나씨는 서툰 한국어로 “BTS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이들은 하이브 사옥 앞 대형 버스에 붙어 있는 멤버 정국 얼굴을 카메라에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크르스테 자매는 지난 10일 한국에 도착했다. 21일 BTS 광화문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그사이 서울과 지역을 찾아 관광을 했다. 26일 출국한다는 크르스테 자매는 왕복 항공권과 KTX 비용 등으로 총 3500유로(약 600만원)를 썼다고 했다. 이들은 “BTS의 나라에 오게 됐는데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이들은 BTS의 대표적인 앨범인 2021년 ‘버터’ 발매를 계기로 팬이 됐다고 한다. 이들은 “21일 공연 티켓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공연장을 찾아 현장 분위기를 최대한 느끼고 싶다”고 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폴란드에서 온 관광객들이 방탄소년단 컴백 공연 광고 문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은 BTS 공연을 앞두고 관련 홍보물로 꾸며졌다. 이곳도 해외 아미들로 붐볐다. 미국 뉴욕에서 왔다는 유리(51)씨는 이날 새벽 5시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캐리어를 끌고 광화문부터 찾았다. 그는 “TV로만 보던 광화문광장을 눈으로 보니 너무 신기하다”고 했다. 유리씨는 21일 BTS 공연 티켓 예매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달 경기 고양에서 열리는 콘서트 티켓은 구했다고 한다. 그는 “BTS는 우리 세대(50대)의 우상이었던 마이클 잭슨급”이라며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컴백하는 무대를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멕시코에서 온 페르난다 베가(22)씨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삼각대를 세워놓고 틱톡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보라색 후드티에 응원봉을 든 그는 휴대전화를 보며 “안녕, 한국에 왔어”라고 했다. 8년 전 아미가 됐다는 베가씨는 “고등학생 때 BTS 노래 ‘FAKE LOVE’ 뮤직비디오를 보고 팬이 됐다”며 “BTS는 끈기와 회복력의 상징”이라고 했다. 그는 “BTS가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것처럼, 우리도 열정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했다.

광화문 인근 지하철 경복궁역 주변에선 한복 차림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식당과 베이커리를 오가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광화문이 있는 종로구는 ‘BTS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에 공연·교통·안전 정보를 담은 QR코드를 넣었다. 즉석 사진관 ‘인생네컷’ 매장에서 옅은 보라색 한복을 입고 머리띠를 고르던 일본인 미즈구치 쿄코(22)씨는 “공연이 3일 남았는데 시간이 너무 늦게 간다”고 했다.

18일 오후 브라질에서 온 아나 판카(15)씨 가족이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전광판에서 송출되는 BTS 컴백 광고 앞에서 BTS 캐릭터 인형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지혜진 기자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광판 앞에선 브라질에서 온 아나 판카(15)양이 어머니 우니스(46)씨, 이모 다니엘라(46)씨와 함께 BTS 캐릭터 인형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지난 14일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오는 28일까지 한국에 머문다. 20일엔 하이브 사옥을 방문한 뒤 21일엔 광화문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아나양은 “어릴 때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노래 가사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명동에서 BTS 공식 응원봉인 아미밤에 씌우는 보라색 커버와 키링을 구입했다. 그는 “BTS는 우리 가족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했다.

이모 다니엘라씨는 이날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나왔다. 어머니 우니스씨의 손가락에는 멤버 수를 뜻하는 ‘7’ 모양의 타투도 새겨져 있었다. 어머니 우니스씨는 “암울했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BTS가 우리들의 삶을 구원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을 3일 앞둔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호주인 팬들이 케이팝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지혜진 기자

명동의 한 K팝 굿즈(상품)숍에선 호주에서 온 부부 아버틸러리 파마시노(32)씨와 아이다비아(32)씨가 BTS CD 앨범 등을 고르고 있었다. 지난 5일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서울은 물론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도 방문했다.

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술집 내부가 보라색 장식과 멤버 사진, 팬 메시지로 꾸며져 있다./윤성은 기자

한국 상인들은 모처럼 대목을 만들어준 아미 맞이에 한창이었다. 하이브 사옥 인근 카페 사장 김용선(41)씨는 “방문객 80%가 외국인 팬들”이라며 “직원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재료 주문량도 늘렸다”고 했다. 광화문의 한 술집은 ‘어서와, 아미’라는 문구와 보라색 장식으로 매장 내부를 꾸몄다. ‘퍼플 칵테일’ 같은 신메뉴도 출시했다. 이 술집 직원은 “공연 당일 시간대 예약은 대부분 마감됐다”며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예약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