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재가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와 함께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으로 바꿨다. 특히 이재는 흰색에 금색 무늬가 장식된 의상을 입었는데, 이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한제국 황실 대례복을 모티브로 제작한 옷으로 알려졌다.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데헌’은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으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시상식장에서는 ‘골든’도 울려 퍼졌다.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보컬을 맡은 이재, 누나, 아미가 ‘골든’을 부르며 무대를 꾸몄다. 이번 무대는 한국 전통 악기 연주와 무용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케데헌’의 뿌리가 된 한국 민속과 문화적 영감을 기린 뒤 세 사람이 등장해 노래를 불렀다. 무대 위에서 황금빛 물결과 함께 ‘골든’이 울려 퍼지자 객석에서는 참석자들이 응원봉을 흔들었다.
이날 이재는 새하얀 바탕에 금색 문양이 장식된 드레스를 입고 나와 한국의 멋을 알렸다. 이 드레스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르쥬’(LEJE)가 커스텀 제작한 것이다. 이 브랜드는 최근 블랙핑크 멤버 제니와 한국을 상징하는 협업 의상을 제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르쥬는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레스를 찍은 사진과 영상 등을 올리고 “이번 오스카 무대를 위해 제작된 이재의 의상은 대한제국 황실 대례복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헌트릭스에서 선보였던 그녀의 제복을 잇는 또 하나의 이야기이자, ‘골든’이 말하는 ‘빛나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시도”라며 “또한 전통의 시간과 현대적 감각을 연결하려는 저희의 디자인 철학 속에서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측은 “의상의 중심에는 한국의 국화 무궁화가 자리한다. 수없이 피고 지면서도 다시 피어나는 이 꽃은 영원과 끈기, 사라지지 않는 생명을 상징한다”며 “그 주변에는 생명의 흐름과 번영을 의미하는 덩굴 문양 당초문이 이어져 무궁화가 지닌 영원의 의미를 더욱 확장한다”고 했다.
또 “의상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순백의 화이트를 바탕으로 고대 한국의 금관을 연상시키는 금동 장식으로 완성됐다. 이 장식은 헌트릭스 루미가 지닌 ‘빛’의 상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며 “모든 금속 장식은 전통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한국의 금속 공예 장인 두석장 장인의 손을 거쳐 하나하나 완성됐다”고 했다.
브랜드 측은 “빛나는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시간 속에서 천천히 태어난다. ‘골든’이 노래하는 것처럼 그 여정은 우리 모두가 지나가는 시간과도 닮아 있다. 때로는 닫힌 문이 우리를 멈추게 하는 장벽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또 하나의 길이 되기도 한다”며 “그리고 오늘, 그 이야기는 그녀와 함께 세계의 무대 위로 이어진다. 다시한번 그녀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