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호 기자

“하루아침에 인생이 만개화(滿開花)처럼 바뀐 느낌이에요. 매일이 믿기지 않고 행복합니다.”

TV조선 ‘미스트롯4’ 미(美)를 차지한 가수 홍성윤(24)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표현을 썼다. 알고 봤더니 첫 경연 무대에서 부른 노래의 제목이 ‘만개화’(안예은)였다. 첫 트로트 오디션 도전에서 곧바로 결승 무대에 올라 3위를 차지했으니, ‘활짝 피었다’는 느낌을 가질 만했다.

홍성윤은 가야금 병창을 익힌 소리꾼 출신이다. 자그마한 덩치에 힘주어 부르는 고음으로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인연’ 등 가수 이선희 노래 두 곡으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제2의 이선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런 별명 영광이죠. 방송에 나오면서 메이크업과 스태프, 제작진, 팬들까지 많은 사람의 힘이 모여 만들어낸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겠습니다.”

홍성윤은 팬 투표 1위를 기록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평소에는 작고 여린 인상을 주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얼굴선과 눈빛, 입 모양이 진지하고 강하게 바뀌는 ‘반전 매력’을 갖고 있다. 준결승 미션에서 그가 김수희의 ‘고독한 연인’을 부를 때 마스터(심사위원) 석에서 앉아 이를 본 붐이 “표정 연기를 하는데 최민수 씨를 봤어요”라고 평하기도 했다. 덕분에 팬카페에서 ‘여자 최민수’라는 애칭까지 얻게 됐다.

노래 준비 방식이 독특하다. “가사를 받으면 노래를 부르지 않고 하루 동안 가사만 분석합니다. 배우들이 대본을 해석하듯 서브텍스트를 잔뜩 적어가며 외워요.” 그는 “그 과정을 거치면 감정이 훨씬 또렷해지고 표현도 달라진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본 창극 ‘도깨비’를 계기로 소리에 매력을 느꼈고, 중학교 2학년 때 판소리 명창 오정애의 소리를 들으며 진로를 굳혔다. 마냥 소리가 좋았다. 유튜브로 판소리를 따라 부르며 독학했고, 또래 친구들이 K팝을 부를 때 학교에서 ‘홀로 아리랑’을 흥얼거리고 다녔다. “노래 해봐야 배 곯는다”는 부모님 졸라 국악 학원까지 다녔다. 그렇게 가야금 병창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대회에서 2등을 했다. 더 이상 부모도 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렇게 9년 동안 국악 한길로 매진했다.

트로트를 준비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는 “‘미스트롯4′ 예심을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국악 대회와 라디오 일정이 겹쳐 실제로 트로트를 준비한 기간은 2주 정도였다”고 했다. 연습을 마치고 대전 집으로 이동하다 교통사고를 두 번 겪기도 했다. “피곤한 상태로 운전하다 주차장에서 벽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무대만 생각하며 버텼다”고 했다.

홍성윤은 톱(TOP)5 공약으로 고향 대전 중구 으능정이문화의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 “꼭 할거예요. ‘대전의 딸’로서 대전 시민들에게 직접 노래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