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스탠딩화' (키높이 신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10㎝ 통굽 신발을 신었는데도 무대 위 멤버 얼굴 보기 힘들더라고요.”

키 159㎝인 정모(28)씨는 2024년부터 그룹 라이즈(RIIZE)의 콘서트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키높이 신발을 5만원에 구매했다. 스탠딩석 관람 시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막상 공연장에 입장하니 너도나도 굽이 10㎝는 훌쩍 넘는 신발을 신고 있어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정씨는 “목을 빼고 겨우 무대를 본 것도 힘들었지만 다들 아슬아슬한 통굽을 신고 몰려 있어 위험해 보였다”고 했다.

K팝 공연장 스탠딩 구역에서 과도하게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관객이 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안전성 우려와 다른 관객에게 피해를 준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굽 높은 신발을 신지 않으면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스탠딩석이 사실상 키높이 경쟁이 됐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스탠딩 구역은 관객들이 밀집해 서서 관람하는 구조인 만큼 시야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K팝 팬들은 키높이 신발을 ‘스탠딩화’로 부르며 관람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다.

네이버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탠딩화 자료사진./ 네이버 스토어

소셜미디어에는 신발 굽이 10~20㎝에 이르는 ‘스탠딩화’를 유료로 대여해주는 계정도 등장했다. 신발 굽 높이와 사이즈를 안내하며 공연 일정별 예약을 받는 게시물도 찾아볼 수 있다. 통굽 신발에 플라스틱 통을 묶은 관람객의 사진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거나 “관람객들이 행사장 키다리 삐에로 같은 신발을 신고 다닌다”는 댓글도 있다.

아이돌 콘서트장에 스탠딩화를 신고 온 관객./ 독자제공

다만 안전성과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좁고 밀집된 구역에서 높은 굽을 신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보니 부상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발목에 무리가 갈 것 같다” “넘어지면 낙상이다” “신발에 탑승하는 수준” “스탠딩화 신고 넘어지면 주변 관객들까지 우르르 넘어지며 다칠 수 있다. 스탠딩석 구조상 압사 위험도 있다” 등 과열된 스탠딩화 문화를 우려하는 반응이 나왔다.

“앞사람이 넘어지면서 바닥에 부딪혀 이가 부러지는 걸 봤다” “스탠딩화를 신었다가 발톱이 빠졌다” 등 부상 목격담도 이어졌다.

키 큰 사람이 스탠딩화를 신는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당초 스탠딩화는 키가 작은 관객이 시야 확보를 위해 신었는데, 키 큰 사람들도 스탠딩화를 신으면서 공연 관람에 방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제는 키 180㎝ 이상은 돼야 콘서트장에 들어갈 수 있다” “키 큰 사람은 스탠딩화 신지 말아달라” 등 신장에 따라 스탠딩화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미 많은 사람이 신는 상황에서 일부에게만 제한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스탠딩화 신고도 175㎝ 안 되면 좌석을 가라” 등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