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의 동의를 얻지 않고 순직 소방관 사인(死因) 맞히기 대결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디즈니+(플러스) 무속인 예능 ‘운명전쟁49’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작진은 20일 사과문을 통해 “촬영에 앞서 유가족께 본 프로그램이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며, 사주를 통해 고인의 운명을 조명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설명드리고 가족분의 서면 동의를 받아 초상, 성명, 생년월일시를 사용했다”며 “촬영 현장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고 명복을 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가족 및 친지들 가운데 사전 동의 과정에 대해, 방송 이후에야 전달받은 분이 있으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계속해서 설명해 드리고 오해도 풀어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의 지적 또한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청자와 당사자 모두의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 상처 입으신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운명전쟁49’는 무속인, 명리학자, 타로술사, 관상가 등이 모여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앞서 참가자들은 제작진이 제시한 특정 인물의 사망 원인을 추리하는 과제를 받았다. 이때 단서로 주어진 게 고(故) 김철홍 소방교의 이름, 얼굴 사진, 출생 시각, 사망 일자 등 신상정보다. 김 소방교는 2001년 3월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건물 내부에서 숨진 여섯 명의 소방관 중 한 명이다.
방송 후 김 소방교의 조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제작진이 영웅이나 열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취지라고 설명해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고인의 누나에게 확인해 봤다. 동의는 받았는데 저런 내용은 아니었다면서 당황스러워했다. 저런 거였다면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작진은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방송을 제작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딜 봐서 그게 공익의 목적성을 가진 방송인지 모르겠다”며 “무속인들이 삼촌이 어떻게 죽었는지 맞히고 방송인 패널들은 자극적인 워딩과 리액션을 하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너무 화가 났다. 내 가족이 사고로 순직했는데 그런 식으로 방송하면 화 안 날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했다.
이날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소방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고인의 명예와 존엄을 훼손할 소지가 크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최근 MC 전현무는 참가자들의 사인 추리 정확도를 평가하면서 근무 중 흉기에 찔려 순직한 경찰관과 관련해 “칼빵”이란 비속어를 사용해 공분을 사고 있다. 전현무 소속사 측은 논란과 관련한 조선닷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