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안방극장이 다시 ‘가족’으로 돌아온다. 웃음과 눈물, 추억과 화해를 앞세운 TV조선 예능들이 명절을 맞아 한층 깊어진 이야기로 시청자 곁을 찾는다. 오는 16일 밤 10시 방송되는 설 특집 ‘조선의 사랑꾼’과 18일 밤 10시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는 서로 다른 결로 ‘사랑’과 ‘가족’을 풀어낸다.

미국에 있는 장모님의 묘소에서 기도를 올리는 태진아와 그의 처남.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은 이번 특집에서 가수 태진아와 치매 투병 7년 차 아내 옥경이의 일상을 다시 비춘다. 2년 전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의 곁을 지키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그는 지금도 변함없이 아내의 손을 잡고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근력이 약해지고 발성도 흐릿해진 아내, ‘중증 치매’라는 진단 앞에서 태진아는 끝내 무너질 듯 흔들린다. 그럼에도 그는 “가끔은 나를 알아본다”며 작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

담당의 권유로 시작한 ‘회상 치료’는 미국 방문으로 이어진다. 처남과 함께 장모 묘소를 찾고, 옛 친구와 통화를 나누며,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던 시절을 되짚는다. 그는 ‘옥경이’ ‘잘 살 거야’ ‘노란 손수건’을 주크박스처럼 불러 아내의 기억을 깨우려 애쓴다. ‘조선의 사랑꾼’은 연예계 대표 사랑꾼들의 실제 일상과 연애·결혼·육아의 순간을 담아내는 극사실주의 다큐 예능이다. 제작진은 “새 시즌에는 더 다양한 연령과 가치관,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겠다”며 “꾸미지 않은 리얼리티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구성과 아이디어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 임명장을 받은 임형주와 어머니 김민호씨. /TV조선

18일 방송되는 가족 관찰 예능 ‘아빠하고 나하고’ 설 특집은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장 가깝고도 어려운 관계를 다시 들여다본다. ‘팝페라의 전설’ 임형주는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공직에 첫발을 내딛는다. 최연소 이사장이라는 타이틀이 안긴 부담과 자부심, 과거 자신의 축하 자리에 불참했던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시장에서 장을 보며 ‘셀프 홍보’에 나서는 아들과 퉁명스레 받아치면서도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어머니의 모습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애정을 보여준다. 집 안 상장들 사이에서 이사장 임명장을 어디에 둘지 고민하는 ‘애기’ 같은 아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배어 있다.

6.25참전유공자회를 찾은 전수경과 97세 참전용사 아버지 전한균씨. /TV조선

또 다른 이야기는 1세대 뮤지컬 배우 전수경과 97세 참전 용사 아버지다. 셀프 염색과 이발로 단장한 아버지는 6·25 참전 유공자회 사무실을 찾아 전우들과 팔씨름을 벌이며 노익장을 과시한다. 그러나 전쟁의 기억과 군번 없이 참전한 ‘비정규군’의 씁쓸한 사연이 이어지자 분위기는 숙연해진다. 전수경은 아버지와 전우들의 세월을 자신의 삶에 겹쳐 보며 가족의 시간을 되새긴다. 웃음과 눈물, 허세와 회한이 교차하는 하루는 세대를 관통하는 가족사의 한 단면으로 남는다.

MC 전현무는 “(아빠하고 나하고) 촬영을 마치고 나면 항상 부모님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며 “설을 맞아 전화 한 통이라도 드리는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혜진 역시 “아이와 부모를 더 이해하려 애쓰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