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차은우와 김선호 등 유명 연예인들이 설립한 개인 법인을 둘러싸고 탈세 논란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은 반복되는 논란이 명확한 기준 부재 때문이라며, 탈세 프레임에서 벗어나 산업 구조를 반영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매연은 12일 ‘연예인의 법인 설립과 조세 문제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최근 한류 스타들의 법인 설립 문제와 맞물려 조세 회피 의혹이 불거지면서 과세 당국과 업계 간 시선의 온도 차가 크다”며 “개인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화가 됐지만, 어떠한 제도나 정책도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매연은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 또한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아티스트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와 지식재산권(IP),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관리하기 위해 소위 ‘개인화된 법인’을 설립하고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현행 과세 행정은 이러한 법인을 일률적으로 소득세 누진세율 회피를 위한 ‘도관(paper company)’으로 간주하며, 실질과세 원칙이라는 이름 아래 광범위한 사후 추징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러한 접근은 산업의 현실을 외면한 채 변화하는 구조를 제도와 행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매연은 “해당 기획사들은 단순히 세금에만 관여하는 소위 ‘껍데기’가 아니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연예인의 일부 권한을 대리하는 회사로서 기능하고 있다”며 이러한 개인 법인이 ▲아티스트의 멘털 케어 및 장기 커리어 관리 ▲ IP 개발 및 콘텐츠 기획 ▲ 전속 계약 및 출연 계약에서 발생하는 위약금·손해배상 책임의 직접 부담 ▲사무실 임대, 정규직 매니저 고용, 전용 차량 운영 등 실질적 경영 활동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개인 법인의 산업적 실체를 인정하는 명확한 과세 가이드라인 마련 ▲법인의 역할과 리스크를 반영한 예측 가능한 과세 기준 수립 ▲단속 중심이 아닌 투명한 운영을 유도하는 제도 개선 ▲K컬처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행정 해석과 정책 결단 등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한매연은 “K-컬처는 더 이상 일부 스타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이자 국가 브랜드로 그 성장을 이끌어 온 구조를 탈세라는 프레임으로만 재단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성장 엔진을 꺼뜨리게 될 것”이라며 “투명한 운영을 전제로 산업의 현실을 인정하고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차은우는 “소득세 등 탈세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200억원이 넘는 세금 추징을 통보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에 휩싸였다. 이는 지금까지 연예인에게 부과된 역대 최고 수준의 추징액이다.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은 차은우와 모친이 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모친이 운영하는 A법인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A 법인이 차은우 소속사와 연예 활동 지원 용역 계약을 맺어 놓고도 실질적으로는 용역을 제공하지 않은 ‘페이퍼컴퍼니’라고 판단했다. 최고 45%에 달하는 개인 소득세율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도록 A 법인을 끼워 넣었다고 본 것이다. 차은우 측은 국세청 결정에 불복해 ‘과세 전 적부 심사’를 청구하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으로 알려졌다.
차은우 소속사 판타지오는 “이번 사안은 차은우의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되는지가 주요 쟁점인 사안으로, 현재 최종적으로 확정 및 고지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법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소속사 김선호 또한 1인 가족 법인을 통해 탈세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판타지오는 “김선호는 2024년 1월 연기 활동 및 연극 제작을 위해 법인을 설립했다”며 “법인 설립 이후, 2025년 2월 판타지오와 새로운 계약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활동에 대해서는 해당 법인으로 정산금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김선호는 해당 법인의 운영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후, 운영을 멈추고 최근 1년 이상 법인을 통한 활동은 실질적으로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판타지오는 2025년 2월 전속 계약 체결일로부터 현재까지 배우 개인에게 정산금을 직접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선호는 당시 무지했던 법인 운영을 바로잡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과거 법인 카드 사용 내역 및 가족 급여, 법인 차량을 모두 반납했다”며 “해당 법인을 통해 과거에 정산받은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납부한 법인세에 더해 개인소득세를 추가 납부 완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