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해서 정말 묻고 싶어요. 이렇게 많이 오신 이유가 뭔가요? 우리가 아이돌도 아닌데….”
12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아묻따밴드’ 쇼케이스에서 보컬 차태현이 기자들을 향해 던진 질문이다. 배우가 아닌 객원 보컬로 무대에 선 차태현은 쇼케이스 장소를 가득 메운 기자들이 그저 신기한 것 같았다.
‘아묻따밴드’는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가수 홍경민이 베이스를 치고, 작곡가 조영수가 키보드를 맡고, 개그맨 김준현이 드럼을 치고, 야다 보컬 전인혁이 기타를 치며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 피아노를 치는 특별한 조합의 밴드다.
이들의 시작은 홍경민의 ‘꿈’이었다. 홍경민은 “동료들과 밴드를 만드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며 “동료 연예인 중에 같이 밴드를 만들 만한 마음 맞는 멤버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술자리를 통해 비슷한 갈증을 느끼고 있던 김준현과 의기투합하면서 ‘아묻따밴드’의 첫 발자국을 내디뎠다. 김준현은 “어렸을 때부터 밴드를 동경했는데, 40대 중반이 되어 이렇게 대형 가수들과 함께하니까 울컥했다. 너무 감격스럽다”고 했다.
멤버들에게도 조영수의 합류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고 한다. 조영수는 “홍경민이 아묻따 밴드 이야기를 하는데 그 목소리가 너무 설레고 행복하게 들렸다”며 “고민도 하지 않고 ‘재밌겠는데 나도 하면 안 돼?’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조영수는 아묻따 밴드의 첫 번째 곡 ‘알고 있잖아’를 만들었다. 스타디움 록 장르로, 한 번만 들어도 떼창을 할 수 있을 법한 곡이다.
객원 보컬로 차태현을 영입한 데에는 계획이 있었다. 홍경민은 “너무 출중한 보컬이 들어오면 전인혁이나 내가 노래를 하지 않고 악기를 연주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도 전문 가수보다는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이 객원 보컬로 함께할 계획이다. 배우 장혁과 개그맨 문세윤이 다음 타자로 거론됐다.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이들이 뭉친 밴드지만, 특별한 목표는 없었다. 오히려 ‘직장인 밴드’라는 색깔에 충실하고자 했다. 홍경민은 “저희끼리 계속 즐거울 수 있는 게 목표”라며 “다 큰 성인들끼리 뭔가를 같이 하면서 마냥 즐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만 이룰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김준현 역시 “특별한 목표는 없다”며 “합주를 서너 시간 하고, 회식을 여덟 시간 정도 한다. 음악 얘기하면서 동틀 무렵 집에 들어가는 그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멤버들은 수익성도 기대하지 않았다. 소속사를 이끌고 있는 차태현은 “회사 대표 입장에서 아묻따밴드는 전혀 이익이 안 나는 일이다. 제가 일개 배우였다면 할 수 없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전인혁도 “저희끼리 녹음하면서 행복했다”며 “밴드로서 대단한 연주를 하려고 욕심내기 보다는 저희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분이 마음속에 있던 꿈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쇼케이스 이후 열리는 팬 콘서트 역시 무료로 전해졌다.
다만, 김준현은 페스티벌 무대에 꼭 서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비싸다고 겁먹지 않으셔도 된다. 얼추 차비만 주시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저 농담은 아니었다.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신나고 좋다”는 그의 말에서 ‘아묻따밴드’의 진정성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