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인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휴민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삐비빅’ 울리는 알람 소리에 조인성이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는다. 이윽고 그는 책상 위에 놓인 소지품을 하나씩 챙겨 집을 나선다. 관객은 그의 발걸음을 따라 영화 ‘휴민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조인성은 국제 범죄를 추적하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으로 분해 극을 이끌어나간다.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인성은 “두근두근하다”며 이날 영화가 정식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시작이니까 어떻게 반응하실지 궁금하다.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제 만족도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제가 만족하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관객들이 만족해 주셔야 한다”며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답했다.

배우 박정민(왼쪽), 조인성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휴민트'(감독 류승완)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인성은 “영화를 시작하고 끝을 매듭짓는 캐릭터”라며 자신의 배역을 소개했다. 조인성은 “조 과장은 중심 인물이자 안내자다. 조 과장의 눈을 통해 관객들이 사건에 이입하게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연기를 진하게 하면 안 됐다. 보는 사람이 따라와서 느껴야 하는데, 내 진한 감정이 무언가를 요구하게 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민 끝에 조 과장은 냉철히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자신의 정보원을 돕고 지켜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로 탄생했다. 조인성은 “국정원 요원의 이미지는 차갑고 무섭다. 그런 모습은 액션신을 통해 그려졌으니, 여기서 탈피해 정보원과 감정을 교류하는 상대가 될 수 있다면 더 입체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과장은 안내자면서 직장인이기도 하다”라며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늘 하는 행위를 이어간다. 직장인으로서의 고달픔과 피곤함, 생활에 약간은 찌든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휴민트’는 ‘액션 장인’으로 불리는 류승완 감독과 조인성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이번 작품 역시 강도 높은 액션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조인성은 실감 나는 액션 연기를 위해 국가정보원에서 사격 훈련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교관님이 실제로 멋있었다. 총을 맞고 쓰러진 다음 무릎 뒤쪽에 총기를 껴서 탄창을 간다든지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방법들을 알려주셔서, 그런 아이디어를 촬영 때 꼭 쓰자고 얘기했다”며 “멋 부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말해준 실제 사용법이니까 관객들에게 보여드리면 재밌어하지 않으실까 싶었다”고 했다.

영화 '휴민트'에서 조과장 역을 맡은 배우 조인성. /NEW

1998년 광고 모델로 데뷔한 조인성은 2000년 드라마 ‘학교3’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 얼굴을 알렸다. 데뷔한 지 30년 가까이 된 그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했다. 그는 “오래 했다는 건 새롭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이 봤기 때문에 기대치가 낮아진다”며 “그 안에서 뭘 다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건 항상 같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또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했다. 조인성은 “지금 너무 행복하다. 작품이 들어온다면 하겠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할 생각은 지금으로선 없다”면서도 “OTT 등을 통해 우리 작품이 해외에 많이 보여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한 편의 제의도 없는 거 보면 나는 로컬용”이라며 농담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에서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들 거고,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그런 작품들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휴민트(HUMINT)란 사람(Human)과 정보(Intelligence)를 합성한 말로, 사람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뜻한다. 한국어로 ‘인적 정보’를 의미한다. 배우 조인성, 박정민, 신세경, 박해준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