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과 손예진. /조선일보DB

2019∼2020년 방영된 현빈, 손예진 주연의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영향으로 스위스의 작은 호수 마을에 6년째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보도했다.

한국 드라마 팬들이 모여드는 곳은 스위스 인터라켄 외곽의 이젤트발트 마을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돌풍으로 인한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이젤트발트의 호숫가는 극중 남자 주인공인 리정혁이 스위스 유학 시절 형을 떠올리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곳으로 나온다. 여자 주인공 윤세리가 스위스 여행 중 우연히 리정혁의 연주 소리를 듣는 장소이기도 하다.

리정혁의 피아노가 놓여 있던 호숫가 부두는 관광객들이 필수로 들러 사진을 찍는 장소가 됐다.

미국 피츠버그에서 온 스테파니·케일럽 라우스 부부는 지난해 10월 이젤트발트를 방문해 이 부두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2시간을 기다렸다. 부부는 한국과 일본에서 온 드라마 팬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부두에 올라선 부부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드라마 OST를 틀고 행복한 표정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스테파니는 “정말 달콤하고 로맨틱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청 관계자는 “원래는 배가 드나드는 선착장이었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며 “드라마 덕분에 아주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tvN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등장한 스위스 이젤트발트. /tvN

드라마의 인기에도 처음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때문에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오지 못했으나 2022년 국경이 다시 열리면서 주민 400명의 작은 마을에 하루 최대 1000명의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규모 관광객을 수용할 여력이 없었던 작은 마을인 이젤트발트는 관광객 급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보행자와 차량 통행량 증가로 인해 주민들은 출퇴근 등에 불편함을 겪었고, 일부 주민은 낯선 사람들이 집 안이나 정원을 기웃거리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결국 시 당국은 관광버스를 2시간당 2대씩만 운행하도록 제한했다. 부두에는 개찰구를 설치하고 5프랑(약 9000원)의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마을은 지난 2024년 부두 입장료로 약 30만7000달러(약 4억50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다만 지역 관광청 측은 “요즘 방문객들은 선착장에 올라가지 않고 바로 옆에서 사진만 찍어 수입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