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3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케데헌이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그동안 한국과 개인적인 인연이 전혀 없었던 미국인들까지 한국어 배우기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거머쥔 케데헌 주제곡 ‘골든’(Golden)은 이번 한국어 열풍의 중심에 있다.
골든의 가사는 대부분 영어로 돼 있지만 중간에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라는 한국어가 등장한다. 이미 유튜브와 틱톡 등 여러 소셜미디어에는 이 가사의 발음과 뜻을 분석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고, 외국인들이 이 부분을 큰 소리로 함께 부르는 일명 ‘떼창’ 영상도 많다.
한국어 수요가 늘면서 UC버클리와 아칸소대 등 미국 전역의 여러 대학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 관련 강좌를 늘리고 있다.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에서는 작년 미국 내 한국어 학습자 수가 전년 대비 22%나 늘었다. 마찬가지로 어학원들 역시 이에 발맞춰 한국어 강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런 현상은 미 현대언어학회(MLA) 보고서 통계에서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6~2021년 대학 외국어 강좌 등록률은 16% 감소했지만, 한국어는 3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앞서 명실상부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등 여러 한국 대중문화의 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 브레켄 힙(35)은 넷플릭스에서 한국 게임쇼를 시청하던 중 자막 때문에 답답함을 느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그냥 ‘무슨 말을 하는지 알면 훨씬 쉬울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일주일에 6~8시간 정도를 한국어 공부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밥 허씨도 “학생들이 입문 수업을 들어올 때 이미 기본 회화와 속어를 알고 있다”며 “학생들이 한국에서 자란 나보다 K팝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이제 내가 매일 K팝을 듣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