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내 이름의 김삼순’의 주인공 ‘현진헌’을 연기한 지 벌써 20년. TV 드라마 전성기 주역 중 한 명인 배우 현빈(44)이 OTT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뽐냈다. 최근 완결이 난 디즈니+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정갈한 탈을 쓴 야심가 ‘백기태’를 연기한 모습에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 같다”는 평도 나왔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 1 완결을 맞아 27일 가진 인터뷰에서 현빈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든 대입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제가 연기한 기태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민호 감독의 ‘메이드 인 코리아’는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중앙정보부 직원 ‘기태’와 이에 맞서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이야기다. 시즌 2 제작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탓에 이번에 나온 시즌 1의 절반가량이 캐릭터의 배경과 1970년대 시대 부조리를 보여주는 데 쓰였다. 두 인물의 대결은 ‘1라운드’ 정도를 보여주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대신 캐릭터가 돋보였다. 기태는 자신보다 강한 힘에 밟히지 않으려 자신만의 싸움을 벌이는 인물이란 점에서 검사 ‘건영’보다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기도 했다. 동생들을 지키며 어려운 성장기를 보낸 인물이다. 국산 마약의 해외 유통에 나선다. 현빈은 “백기태를 악역이라 생각하며 연기하지 않았다”며 “누구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성공과 양심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지 않나. 누구든 방심하면 기태같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울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영화 ‘하얼빈’ 촬영 당시와 비교해 체중 13~14kg을 늘렸다. ‘하얼빈’ 때 근육 없는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쉬었던 그가 이번에 거대한 외양으로 등장했다. 그는 “기태가 속한 기관이 가진 그 시대의 힘과 위압감이 인물에서 뿜어져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정장이 몸에 빈틈없이 맞는 모습을 상상했고, 촬영 중 화면 안에 가득 찬 기태 모습을 보며 만족했다”고 했다.
이번 시즌 1이 캐릭터 구축과 미장센에 힘을 준 연출에 중점을 뒀다면, 이후 9년 뒤 이야기를 그리는 시즌 2는 인물들의 밀도 있는 이야기가 진행될 것으로 시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시즌 2는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현빈은 “이번 작품은 제 나름대로 새로운 도전을 한 부분들이 많았다”며 “반응을 보며 앞으로 좀 더 자신 있게 시도하고 표현할 힘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기태의 엔딩은 아직 저도 모른다”며 앞으로의 내용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시청자 분들이 시즌 1의 여운을 가지고 시즌 2를 기다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