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섬유증으로 투병 생활을 하던 당시 가수 유열의 모습. /KBS2

폐섬유증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가수 유열이 오랜 투병 끝에 다시 무대에 섰다.

24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은 아티스트 유열 특집으로 꾸며졌다. 1986년 데뷔한 유열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별이래’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기며 80년대 발라드를 대표하는 가수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2017년 폐섬유증 진단을 받은 뒤 장기간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폐섬유증은 폐조직이 점점 굳어가며 심각한 호흡장애를 불러일으키는 질환이다.

유열은 “9년 전부터 폐섬유증이 진행되다가 재작년 5월 독감으로 입원했는데, 그 길로 입원해서 6개월 정도 중환자실에 있었다”며 “나중에는 생명이 위중한 지경까지 갔다”고 했다.

기적처럼 폐 이식 수술을 받게 됐다는 유열은 “재작년 7월 말에 폐 이식수술을 받았다”며 “정말 감사하게도 회복 상태가 좋아 병원에서도 많이 놀라고 있다. 스스로도 기적을 경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그간 정말 많은 분의 응원과 기도를 받았다”며 “무엇보다 폐를 기증해주신 그분과 가족에게 뭐라고 감사의 말을 다 전할 수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4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에서 가수 유열이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를 부르고 있다. /KBS2

특히 유열은 오랜만에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를 열창해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MC 신동엽은 “제가 MC로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까 봐 마음을 다잡았다. 행복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열은 투병 생활 동안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자신의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서 유열은 “(이식)수술 후 3~4일째 되던 날 새벽 심정지 비슷한 것이 두 번 왔다. 비상상황이었다”며 “혹시 모르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아내에게 (유언장을) 전해 달라고 의사에게 부탁했다”고 했다.

유열은 유언장에서 “혹시 그럴 일 없기를 기대하지만 내가 하늘나라를 가게 된다면 모든 게 감사였다고 전해 달라”며 “여보, 무슨 말로 다 할까. 너무도 큰 사랑만 받고 가서 미안하네. 우리 소중한 기억 안고 잘 살아내주리라 믿네”라고 적었다. 유언장을 읽어 내려가던 유열은 감정이 북받쳐오른 듯 눈물을 흘리며 끝내 다 읽지는 못했다.

그는 “이식 수술 후 1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 거부 반응도 없고,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검진을 받으며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