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뮤지컬,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한 배우 전미도가 사극 ‘왕과 사는 남자’로 첫 영화에 도전했다.
전미도는 이 영화에서 마지막까지 단종을 보위하는 궁녀 매화 역을 맡았다. 여러 작품으로 얼굴을 알린 그가 이 작은 배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미도는 “첫 영화인 만큼 단계를 차근히 밟아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량에 상관없이 좋은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이미 유해진 선배님과 다른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한 상황에서 섭외됐는데, 이런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대사가 없어서 짧은 대사 안에 어떻게 하면 좀 미묘한 뉘앙스를 살릴 수 있을까 공부하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전미도는 “연극 경험이 있다 보니 사극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막상 촬영해보니 쉽지 않았지만, 지방에서 몇 달 숙식하면서 촬영해서 그런지 가족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유쾌한 감독님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고 했다.
그는 그룹 워너원 출신 박지훈의 첫인상, 배우 유해진과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전미도는 “첫 만남 때는 박지훈이 탈색 머리를 하고 있어서 그 또래의 인기가 많은 젊은 친구라고만 생각했다”며 “촬영장에는 머리를 까맣게 하고 살을 쪽 빼서 왔는데, 첫인상과 완전히 달랐다. 유해진 선배님한테 에너지가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훈이 가수였다는 것도, ‘내 마음에 저장’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현장에서 알게 됐다”며 “아역 배우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나이대에 비해 무게감이 있고 과묵한 편인데, 오랜 시간을 여기서 다져온 게 있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고 했다.
그는 “유해진 선배님과 촬영하면서 감탄했다. 매 테이크마다 애드리브를 다르게 하시고, 똑같은 대사를 이렇게도 요리하고 저렇게도 요리하더라”라며 “어떤 날은 집중하고 있으니까 분장하다가도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선배님한테 너무 많은 걸 배웠고, 옆에 있기만 해도 감정이 전해졌다”고 했다. 이어 “대본상에 없는 액팅을 하나라도 더 하려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가져갔는데 유해진 선배님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며 다 받아주셨다”며 “안 받아주시거나 분위기가 편안하지 않았다면 그런 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전미도는 완성된 영화를 보며 눈물을 연신 흘렸다고 한다. 그는 “제가 제일 많이 운 것 같다. 슬프다고 미리 말해주셔서 휴지를 챙겨갔는데 마지막엔 ‘어우, 어떡하지’ 이러면서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뜻한 영화, 따뜻한 역할이라 감사하다.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뤘다. 박지훈이 단종 이홍위를, 유해진이 단종의 유배 생활을 감시하는 엄흥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밖에도 유지태, 김민, 이준혁, 박지환 등이 출연했다. 다음 달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