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덕죽 셰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넷플릭스 인기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에 출연한 후덕죽 셰프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 회장과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57년 경력의 후덕죽은 21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했다.

후덕죽은 1977년 신라호텔에 입사해 2019년까지 중식당 ‘팔선’에 몸담았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VIP 만찬을 담당했고 1994년 호텔신라 조리총괄이사가 됐다. 2005년에는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조리사 출신 대기업 임원(상무)을 달았다. 현재는 2024∼2025년 2년 연속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호빈’의 총괄 셰프다. 이번 ‘흑백요리사2’에서는 최종 3위에 올랐다.

후덕죽은 이병철 회장이 그의 요리를 맛본 뒤 폐업 위기를 벗어났던 일화를 전했다. 당시 이 회장은 팔선이 개업 2년이 지나도록 1위 중식당이었던 플라자 호텔의 ‘도원’을 이기지 못하자 폐업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후덕죽은 “(회장님이) 1등이 아니면 안 하는 게 낫다고 했었다”며 “저는 부주방장이었는데, 제 위의 주방장이 그만두고 제가 그 일을 맡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회장님 큰따님이 호텔 고문 역할이었는데 제 음식을 드시더니 ‘음식 맛이 달라졌다’며 회장님에게 식당 방문을 권했다”며 “그런데 회장님이 ‘뭘 가 봐. 문 닫으라고 한 데를 뭐 하러 가보냐?’고 하셨다더라”라고 했다.

이 회장은 큰딸의 계속된 요청으로 결국 팔선을 방문해 음식을 맛봤고, 폐업 철회를 결정했다. 후덕죽은 “큰따님이 날 믿어줬다. ‘음식 맛이 달라졌으니 맛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회장님을 모시고 왔다”며 “(회장님이) 음식을 드시더니 ‘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식당 문을) 닫지 않고 여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후덕죽은 “이 회장께서 음식을 즐기는 편인데 음식에 대한 지식도 많다. 유명한 게 ‘초밥 한 점에 밥알이 몇 개고?’잖나. 조리사는 만들기만 하고 상상도 못 했던 것”이라며 “당연히 인정받았구나. 그때 인생이 요리사로 전환됐다”고 했다. 이후 팔선은 중식당 1위를 차지했다.

후덕죽 셰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후덕죽은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해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자, 직접 중국과 일본을 다니며 음식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고 한다.

후덕죽은 “약선 요리라고, 음식에 약재를 넣어서 같이 조리하는 게 있다”며 “회장님 폐가 좀 안 좋으셨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하시니 약도 못 드셨다. 급해서 비서실에서 빨리 방도를 찾아보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약선 요리 전문점을 어렵게 찾아갔는데 문을 닫았다더라. 식당이 모두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어렵게 수소문해 찾아갔다”며 “손님 입장으로 들어가 먹어보고 하는데 아무래도 음식이니까 형태를 알아야 할 거 아닌가. 그때는 필름 카메라로 팍팍팍 찍으니, 지배인이 와서 ‘나가라’고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는 “주방장이 퇴근하는 10시까지 밖에서 기다렸다. 사정을 얘기하니 동감하고 이해해주더라. 요리하는 사람이라 통했다”며 “그분이 영업시간 끝나고 그 시간 뒷문으로 들어오라고 하더니 알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줬다”고 했다. 후덕죽은 그때 배워온 천패모 가루를 넣은 배찜 ‘천패모설리’를 이 회장에게 만들어 올렸다. 그는 “이거라도 쪄서 드렸더니 조금 드시더라”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