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누구한테 배웠을까?”

13살 초등학생의 첫 소절이 울리자, 객석이 조용해졌다. 이내 장윤정 마스터가 탄성을 터뜨린 순간, 분위기는 한쪽으로 쏠렸다. 지난 15일 밤 10시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4’ 본선 2차 1대1 데스매치에서 윤윤서는 김수희의 ‘못 잊겠어요’를 정통 트로트로 밀어붙이며 마스터 예심 ‘선’ 홍성윤을 14대 3으로 꺾었다.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린 맞대결이었지만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이날 방송은 혹독했던 장르별 팀 배틀에서 살아남은 36명의 트롯퀸이 ‘승리 아니면 탈락’의 외나무다리 승부에 오르는 ‘지옥의 데스매치’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미스트롯4 윤윤서. /TV조선

시청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5일 방송된 ‘미스트롯4’는 전국 기준 시청률 14%를 기록하며 전 주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4.6%. 5주 연속 일일 전 채널 모든 프로그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본선 1차 팀 배틀 미션에서 ‘미’를 차지했던 윤윤서는 팀 배틀 이후 다시 만난 홍성윤과 정면승부를 벌였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윤윤서는 자신의 주무기인 꺾기와 감정선으로 노래를 촘촘히 쌓아 올렸고, 무대가 끝나자 장민호는 “정체가 뭐야?”라고 말했다. 주영훈도 “이걸 어떻게 이겨”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장윤정은 “윤서가 노래를 민요하듯이 부르더라. 옥구슬이 굴러가는 창법을 적재적소에 넣으니 너무 듣기 좋았다”며 “김수희 선배님 노래가 어린 친구들이 부르면 어른을 흉내 내는 것처럼 보여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노래를 저 나이에 이렇게 부를 수 있구나.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윤윤서는 절규하듯 밀어붙이는 고음과 가사에 대한 해석력으로 현장을 전율로 물들였고, 노래가 끝난 뒤 떨리는 손끝까지도 감동을 더했다.

홍성윤은 ‘희망가’를 선곡해 맑고 힘 있는 목소리로 맞섰다. 장윤정은 “세계적인 축제나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려졌다”며 “국악 출신 참가자들이 와서 국악 창법을 너무 내면 너무 낸다고 뭐라 하고, 안 내면 안 낸다고 뭐라고 한다. 1절과 2절을 구분해 완성도 있게 한 곡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박지현도 “이번 무대가 가장 정하기 어려웠다. 두 분 다 거의 100점과 99.999점의 싸움”이라며 윤윤서에겐 “한 소절씩 만들어내는 노래가 한 줄 한 줄이 명작이었다. 거르고 넘어가는 데가 없이 디테일이 다 살아 있었다”고 했고, 홍성윤에겐 “장악력이 대단하다. 목소리에 알맹이가 있다”고 극찬했다.

미스트롯4 이엘리야. /TV조선

이날 데스매치에선 ‘현역을 꺾는 이변’이 이어지며 승부의 온도가 더 올라갔다. 장혜리는 배우 이엘리야를 지목해 라틴 댄스를 접목한 양수경의 ‘사랑은 차가운 유혹’으로 관능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라틴 댄스 선수 생활을 해왔다는 장혜리는 무대 위에서 듀오 테크닉까지 소화했고, 모니카 마스터는 “노래 부르면서 테크닉을 하나만 하기도 힘든데 듀오 테크닉을 해내더라. 완벽한 퍼포먼스를 해내겠다는 고집이 보였다”고 평했다. 이에 맞선 13년 차 배우 이엘리야는 혜은이의 ‘비가’를 택해 반전 가창력과 표현력을 드러냈고, MC 김성주를 울컥하게 만들 정도로 서정적인 감정을 끌어올렸다. 김용빈은 “표정, 발음 모두 완벽했다”고 했고, 붐은 “감성 장인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결과는 이엘리야가 현역 장혜리를 11대 6으로 꺾었다.

미스트롯4 길려원. /TV조선

대학부 길려원도 현역 9년 차 정혜린을 상대로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17살로 이날 데스매치 중 가장 컸다. 길려원은 주현미의 ‘눈물의 블루스’를 간드러진 창법으로 풀어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연구를 거듭한 연습 노트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라이트 구간인 ‘오색등’ 대목에서는 3단 꺾기 신공을 선보이며 마스터들을 경악하게 했고, 진성은 “완전 선수가 하나 나왔네”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혜린은 이미자의 ‘서울이여 안녕’으로 관록을 보여줬다. 안성훈은 “‘미스트롯3’에 배아현 씨가 꺾기 문화재였다면 이번엔 려원 씨가 꺾기의 신이 될 수도 있다. 경이롭게 들었다”고 했고, 길려원이 15대 2로 승리했다.

미스트롯4 신현지. /TV조선

타장르부 신현지는 이은하의 ‘아리송해’로 디스코와 테크노를 넘나드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복고 댄스부터 테크노 여전사까지 ‘작정한 구성’으로 마스터들이 무아지경으로 즐길 만큼 현장을 달궜다. 현역 8년 차 김혜진은 주현미의 ‘또 만났네요’를 사랑스러운 음색으로 소화했다. 박빙 끝에 신현지가 9대 8, 1점 차로 승리했다. 현역 17년 차 채윤은 현역 2년 차 최지예를 지목해 한영애의 ‘누구 없소’로 원숙미를 강조했고, 최지예는 송가인의 ‘무명배우’로 맞섰으나 가사 전달력에서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무대 경험의 차이를 끝까지 좁히지 못한 가운데 결과는 채윤의 14대 3 승리였다.

방송 초반에는 ‘트롯 신동’들의 맞대결도 펼쳐졌다. 12살 배서연과 10살 전하윤이 1대1 데스매치에서 만난 것. 배서연은 송가인의 ‘월하가약’을 고음으로 완성해 박세리 마스터로부터 “대박이다. 1등이다, 1등”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전하윤은 장윤정의 ‘목포행완행열차’로 맞섰고, 구음으로 전한 막내의 한이 객석을 압도했다. 김용빈이 “저는 기권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승부였지만 결과는 11대 6 배서연의 승리였다. 배서연은 탈락에 눈물을 쏟는 전하윤을 의젓하게 위로하며 또 한 번 여운을 남겼다.

이날 ‘왕년부’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유미와 적우의 맞대결이 예고됐다. 적우가 “난 정말 착한데, 얘가 자꾸 악마로 보내네”라고 하자, 유미는 “팀 미션할 때 자꾸 저한테 마귀라고 해서, 이게 가라앉지를 않는다”고 받아쳤다. 적우는 “솔직히 말해서 언니들 싸움 한 번 보여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며 다음 회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TV조선 ‘미스트롯4′는 오는 22일 밤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