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 퍼런 칼을 들고 검무로 무대를 연 이소나(35)는 날 선 표정과 군무로 섬뜩한 기운을 만들었다. 하지만, 하춘화의 ‘날 버린 남자’ 전주가 흐르자 순식간에 표정과 동선이 바뀌며 밝고 경쾌한 정서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긴장과 흥이 교차하던 순간, “사랑이 야속하더라” 가사를 3단 고음으로 밀어 올리자 객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8일 밤 10시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4’ 본선 1차 장르별 팀 배틀에서 이소나가 이끈 현역부A는 타장르부A를 상대로 17대 0 몰표를 받으며 승리를 거뒀다. 마스터(심사위원)들은 “실력 있는 현역부가 독기까지 품었다”고 입을 모았다.

8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4’ 무대에서 칼을 어깨에 걸친 채 노래하는 현역부A 이소나. /TV조선

국가무형유산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인 이소나는 국악 경력만 20년이다. 대통령 취임식 등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선발되어 무대에 올랐다. 춘천에서 자라던 초등학생 시절, 학교가 국악 시범 운영 학교로 지정되면서 거문고와 삼고무(三鼓舞)를 처음 접했다. 국립전통예술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등을 거쳤고, 2008년 제26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민요 부문 장원을 받았다.

트로트로 방향을 틀기는 쉽지 않았다. 민요 특유의 높은 음을 길고 강하게 뻗어내는 질러내기와 민요의 떠는 소리를 트로트의 꺾기와 비브라토로 바꾸는 연습을 오랫동안 해야 했다. 2020년 KBS ‘트롯 전국체전’에서 김지애의 ‘물레야’를 부른 뒤 “경기민요 전수자가 아니라 트로트 가수인 줄 알았다”는 평가를 비로소 받았다.

이소나는 이날 본선 1차 장르별 팀 배틀에서 선(善)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이어갔다. 진(眞)과 미(美)는 각각 허찬미와 윤윤서에게 돌아갔다. 현역부X는 남진의 ‘나에게 애인이 있다면’을 마칭 드럼 퍼포먼스로 풀어냈고, 허찬미 혼자 공연한 약 1분간의 드럼 솔로가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마스터 모니카는 “드럼 솔로 파트에서는 신들린 것 같았다”고 했고, 장윤정은 “드럼을 치며 그 긴 시간을 버텨낸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평했다. 현역부X는 마스터 점수 14대3으로 승리하며 전원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

‘댄스 트롯’ 대결에선 직장부B 이엘리야가 중심에 섰다. 요요미의 ‘이 오빠 뭐야’를 선곡해 남자 댄서들과 호흡을 맞춘 그는 독무까지 소화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박선주 마스터는 “무대 표현이 확실히 좋다”고 평가했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12.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지상파·종편을 통틀어 일일 시청률 1위에 올랐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14.1%까지 치솟았다. 다음 경연은 오는 15일 밤 10시 ‘1대1 데스매치’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