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안성기가 5일 세상과 작별했다. 고인과 작품을 같이 한 영화인들을 비롯해 연예계가 슬픔에 잠겼다.
가수 배철수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생전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 “만나면 늘 환하게 웃어주시던 안성기 형님”이라고 적었다. 이어 “명복을 빕니다”라고 짧게 덧붙였다.
이 사진은 고인이 ‘배철수의 음악캠프’ 스튜디오를 찾았을 당시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카메라를 바라보며 밝게 웃고 있다.
가수 윤종신도 고인의 젊었을 적 사진을 올리고 “오랫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말 좋아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애도했다.
배우 신현준 또한 “사랑합니다 선배님”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임권택 감독님 영화 ‘태백산맥’에서 김범우의 제자 정하섭으로 선배님과 처음으로 작품하며 참 많은 것을 배웠다”며 “좋은 배우는 좋은 사람이다. 사랑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적었다.
배우 이시언도 고인의 대표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명장면 스틸컷을 올렸다. 그는 “어릴 적 선생님 연기를 보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항상 존경합니다. 안성기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계의 위대한 별이시면서 말 그대로 한국영화의 역사 그 자체셨다”며 “그리고 배우 안성기님은 그 긴 세월 동안 모두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놀라운 인품과 덕망의 소유자이기도 하셨다”고 애도했다.
그는 고인의 대표작들을 열거하면서 “거대한 생애가 남긴 일부만 적으려 해도 수많은 영화들이 연이어 생생히 떠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저 감사드릴 뿐이다. 정말 수고 많으셨다. 우리 모두의 사랑과 기억과 함께 이제 고통 없는 곳에서 평안히 쉬시라”고 덧붙였다.
연예계를 넘어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안유성 명장은 “국민 배우 안성기님. 따뜻한 미소처럼 저희 가슴에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도 메시지를 통해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고인을 기렸다. 정 대주교는 “오랜 세월 국민 배우로서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해 온 안성기 사도 요한 배우의 선종 소식을 접하며 큰 슬픔과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영화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예술인이자, 연기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 그리고 따뜻한 행복을 전해 준 분”이라며 “그의 작품 속 진정성 있는 모습은 세대와 시대를 넘어 많은 이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우리 사회에 밝은 빛이 되어 주었다”고 했다.
고인이 친선대사를 지냈던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도 “우리에게는 인자한 미소의 ‘국민 배우’였고, 전 세계 어린이에게는 든든한 ‘희망의 버팀목’이었던 안성기 친선대사님,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은 애정으로 어린이 곁을 지켜주신 안성기 친선대사님이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어린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지구촌 구석구석 달려가 어린이들의 손을 맞잡으시던 모습이 선하다. 안성기 친선대사님은 배우의 삶만큼이나 어린이를 지키는 일에 일생을 바치셨으며, 그 존재 자체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어 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어린이를 향한 무한한 사랑으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함께해 주신 안성기 친선대사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정치권에서도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스크린에서 가장 빛났던 별, 안성기 배우님의 별세를 깊이 애도한다. 연기를 통해 우리에게 웃음과 희망, 위로를 전해준 진정한 국민배우였다”고 했다. 또 “한국영화의 한 시대를 묵묵히 지켜주신 배우”라며 “그의 연기와 품격을 오래 기억하겠다”고 했다.
한편 고인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입원한 지 6일 만이다.
장례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명예장례위원장 신영균, 배창호 감독, 한국영화배우협회 이갑성 이사장,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 신언식, 한국영화인협회 양윤호 이사장 등 4인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아 장례를 진행한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 영화인들의 운구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된다. 발인은 9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