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스파의 닝닝이 25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에서 열린 ‘2025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K팝 그룹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이 일본의 최대 연말 가요제 NHK 홍백가합전에 불참한다.

에스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29일 에스파의 일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닝닝은 병원에서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을 진단받고 휴식을 권유받았다”며 “올해 홍백가합전에는 카리나, 지젤, 윈터 세 명의 멤버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닝닝이 2022년 공개한 '버섯구름'을 연상케 하는 모양의 조명. /온라인 커뮤니티

닝닝은 앞서 2022년 팬 플랫폼 버블에 공유한 조명 사진으로 한 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조명의 모양이 원자폭탄 폭발 직후 생기는 ‘버섯 구름’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3년 전 게시물이지만,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과 맞물려 다시 주목받으며 논란이 인 것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를 문제 삼으며 “에스파의 홍백가합전 출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서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이달 초 기준 12만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NHK 측은 “에스파 출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마나 히로오(山名啓雄) 전무이사는 “소속사로부터 멤버들에게 원폭 피해를 경시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확인했다”며 “올해의 활약, 여론의 지지, 프로그램의 기획·연출에 적합한지 등을 두고 NHK의 자주적인 판단으로 출연 아티스트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M 측은 닝닝의 게시물에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소속사는 “닝닝의 게시물은 특정한 목적이나 의도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여러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향후 더욱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일 갈등은 지난달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시사 발언으로 불거졌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이런 발언이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며, 자국민을 상대로 일본 여행 자제령도 내렸다. 이후 중국 측의 일본 방문 교류 행사는 물론, 중국 내 예정돼 있던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한국 그룹의 행사, 일본인 가수의 행사 등도 줄줄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