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유튜브에 올라온 정위스님의 잔치국수(위)와 지난 7일 한 방송에서 소개된 시금치 국수 모습. /유튜브 채널 '정위스님의 채소한끼'

유튜브를 통해 채식 요리법을 소개해왔던 정위스님 측이 국수 조리법을 무단으로 도용당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유튜브 채널 ‘정위스님의 채소한끼’ 측은 21일 “지난 7일 모 종편 채널에서 정위스님의 잔치국수와 똑같은 요리가 방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물에 통감자를 반으로 갈라 넣고, 구기자 가루로 간하고 시금치를 생으로 얹어 뜨거운 국물을 끼얹는 등 정위스님의 독창적인 방식과 똑같았고 레시피의 재료와 양까지 동일했다”고 했다.

정위스님의 잔치국수 레시피는 물 2ℓ에 다시마 3장과 마른 표고버섯 6개를 넣고, 국간장 4큰술, 진간장 1큰술, 소금 ½큰술을 넣어 끓인다. 구기자 가루도 1작은술 넣는다. 여기에 통감자를 반으로 갈라 함께 익힌 후 계절채소인 연한 시금치나 쑥갓, 상추 등에 뜨거운 채수를 부어 김가루를 뿌려 먹는다.

지난 4월 유튜브에 올라온 정위스님의 잔치국수 레시피(왼쪽)와 지난 7일 한 방송에서 소개된 시금치 국수 레시피. /유튜브 채널 '정위스님의 채소한끼'

방송에서 소개된 연예인의 시금치국수 레시피 역시 물 2ℓ에 다시마, 표고버섯, 국간장부터 구기자가루까지 똑같은 양이 들어갔다. 감자를 반으로 썰어 익히는 것도 똑같았다. 여기에 제철 시금치를 생으로 넣는 것이 ‘킥’이라고 소개했다.

정위스님의 채식 잔치국수 영상은 지난 4월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으며 연예인의 시금치국수 조리법은 이달 7일 방송됐다.

정위스님 측은 “수십년 정위스님의 채식 생활을 통해 만들어진 요리가 한순간에 연예인의 요리로 탈바꿈된 걸 보니 너무나 황당하고 정위스님께도 몹시 죄송스러웠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방송국 시청자 게시판에 문의하고, 내용증명도 보냈지만 제작진은 묵묵부답이다.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구독자들이 정위스님의 요리를 따라 하거나 출처를 밝히고 공유해주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환영한다”며 “그러나 출처없이 요리를 무단 도용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영상에 저작권 표기를 했다. 이것만으로 레시피 베끼기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스님의 창작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이라도 해야겠다”며 “이번 건 역시 끝까지 시비를 가릴 생각”이라고 했다.

정위 스님.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 관악산 자락에 있는 사찰 길상사에 기거하는 비구니 정위 스님은 2019년 저서 ‘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을 펴냈다. 2022년부터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손쉬운 채식 레시피를 선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