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셰프(왼쪽부터), 후덕죽, 선재스님, 손종원, 김은지 PD, 김학민 PD, 술빚는 윤주모, 프렌치 파파, 중식마녀, 아기 맹수가 17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흑백요리사2)의 김학민 PD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시청자의 피드백을 무겁고 신중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17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흑백요리사2 기자간담회에는 김학민·김은지 PD를 비롯해 백수저 팀의 한식 양식 미셰린 1스타 손종원 셰프, 대한민국 1호 사찰 음식 명장 선재 스님, 57년 차 중식 대가 후덕죽, 일식 스타 셰프 정호영이 참석했다. 흑수저 팀에선 프렌치파파, 아기맹수, 중식마녀, 술 빚는 윤주모가 참석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백 대표와 안성재 셰프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학민 PD는 백 대표 논란에 대해 “어떤 반응이든 충분히 귀를 열고 받아들이고 시청자 의견을 유념해 다음 단계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흑백요리사 시즌3가 진행되면 심사위원이 변경되느냐’는 질문에는 “전날 시즌2가 공개됐다. 시즌3에 대해 어떻게 진행하겠다고 말하긴 이르다”고 했다.

백 대표는 작년 흑백요리사1에 이어 흑백요리사2에서도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그러나 올해 초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싸고 빽햄 선물 세트 가격, 원산지 표기 오류 의혹, 실내 고압 가스 요리, 식품위생법 위반 등 각종 논란이 연달아 터져 나왔고, 이에 백 대표는 지난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다만 흑백요리사2는 이미 촬영을 시작한 상황이어서 백 대표는 중도 하차 없이 촬영을 마무리했다. 백 대표가 각종 구설에 오르면서 그의 심사위원 자격을 두고도 시청자의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지난 9월 “작품을 공개하고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즌2 요리로 끝까지 간다”… 히든 백수저도 등장

시즌1 때 큰 흥행을 거둔 만큼 프로그램 진행 방식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있었다. 당시 레스토랑 운영 팀전 미션에선 갑자기 팀에서 셰프 1명씩을 방출하고 방출자끼리 팀을 꾸려 레스토랑을 운영해 나가는 규칙이 있었는데, 준비 시간이 적었던 방출자 팀이 미션에서 전원 탈락하며 ‘공정성’ 비판이 일었던 게 대표적이다. 팀에서 방출됐던 안유성 명장은 이후 인터뷰에서 “서운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시즌 1과의 차별점에 대해 김은지 PD는 “시청자들이 요리로만 정면 승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엔 요리로 끝까지 가보자는 콘셉트다. 시즌 1에 비해 더 많은 요리가 탄생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학민 PD는 “변화를 위한 변화는 프로그램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즌 1 때 사랑받았던 요소는 보완하고 아쉬웠던 부분을 대체해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미 공개된 회차 중에선 2라운드에 진출하는 흑수저 수가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방식이 새롭게 도입됐다. 재도전에 나선 ‘히든 백수저’ 2명이 80인의 흑수저들과 1라운드 대결을 함께 펼치게 된 것. 이 과정에서 흑수저가 2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경우는 히든 백수저를 제외한 18인으로 제한됐고, 히든 백수저가 1명씩 2라운드 진출권을 손에 넣으면 그에 비례해 흑수저 셰프의 생존권이 하나 더 생겨나는 형식을 취했다.

김은지 PD가 17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힘든 캐스팅은 손종원…정호영 “시즌1 거절 엄청 후회”

가장 섭외가 힘들었던 출연진은 손종원 셰프였다고 한다. 김은지 PD는 “저희를 정말 애태웠다. 이전에 제안했을 때 완전하게 거절했다. 몇 주 뒤 회의를 하며 한번 만 더 제안해보자고 했는데 수락해서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학민 PD는 “손종원 셰프는 요식업계를 위해 뜻에 동참한 것 같다”고 했다.

손종원 셰프는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도전했을 때 극복해야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오기로 결심했다”며 “본업이 중요한 셰프로서 식당에 할애하는 시간이 중요한데 촬영일이 식당 운영일과 겹치지 않았다. 제작진이 저를 믿어준 것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정호영 셰프는 “시즌 1 출연 제안을 거절하고 엄청 후회했다. 시즌 2 참가 모집 때 연락이 안 와서 작가님 번호를 알아낼까도 생각했는데 제작진이 마침 연락을 주셨다”며 “승리 전략은 기본 실력을 보여주고 욕심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선 욕심내고 조급해져서 실력 발휘가 힘들다”고 했다.

후덕죽 셰프는 “57년 경력이 긴 세월 같지만 요리에선 길지 않다. 요리의 기술에는 끝이 없다. 저도 ‘지금에서 요리를 알기 시작한 것 아닌가”라고 느낄 정도“라며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가르치고 젊은 친구에게 배울 수 있는 게 제 행복”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선재 스님은 “누구와 대결하든 수행자라고 생각하고 상대의 실력과 삶을 존중하자는 마음으로 했다”며 “흑백 요리사 셰프들이 어떻게 음식에 대해 생각하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런 마음으로 봐달라”고 했다.

정호영(왼쪽부터), 선재스님, 손종원, 후덕죽 셰프가 17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흑수저 4인도 촬영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직접 내린 전통주와 정성껏 삶은 수육으로 안성재 심사위원을 사로잡은 술 빚는 윤주모는 “전혀 합격을 예상 못 해 감동이 컸다. 특히 안성재 셰프가 저를 합격시켜 줄 거란 생각은 한 번도 못 했었다”고 회상했다.

중식마녀는 승리 전략에 대해 “25년간 호텔 생활에 쌓은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했다. 매일 하던 방식으로 놀이터에서 재미있게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편하게 하려 했다”며 “흑백요리사2를 통해 K중식을 선보이고 싶었고 요식업계 유리 천장을 깨고 여성으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제 필승 전략”이라고 했다.

프렌치 파파는 “현장에선 준비 과정이 바빠서 위에 백수저 셰프들이 잘 안 보였다. 어제 방송을 보는데 많은 분이 응원해 주고 걱정해 줘 큰 위로를 받았다. 셰프 100명 모두 각각 사연이 있는데 그 사연을 집중해서 보면 셰프들이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아기 맹수는 향후 방송에서 어떤 모습이냐는 질문에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진심이 담긴 최선을 다하는 요리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술빚는 윤주모(왼쪽부터), 프렌치 파파, 중식 마녀, 아기 맹수가 17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흑백요리사2는 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펼치는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다.

작년 9월부터 10월까지 총 12부작으로 공개된 시즌 1은 한국에 신드롬급 인기를 일으켰다.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전 세계 톱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 갤럽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024년 9월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이에 시즌 2 공개를 앞두고도 큰 기대를 모았다. 시즌2는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1회부터 3회가 처음 공개됐다. 공개된 3회까지에는 백수저 18인과 맞붙을 흑수저 선정 1라운드와 ‘히든 백수저’ 2인의 등장, 그리고 백수저와 흑수저가 맞붙는 2라운드 초반부가 담겼다.

이번 백수저 팀에는 손종원·정호영·후덕죽·선재스님을 비롯해 미쉐린 2스타 이준, 47년 차 프렌치 대가 박효남, 대표 스타 셰프 샘킴·레이먼킴,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4 심사위원 송훈, 한식대첩 시즌3 우승자 임성근 등이 출격했다.

흑백요리사2 4~7회는 오는 23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