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 최종회. 김희선/ TV조선 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 제공

“조나정으로 살았던 시간은 정말 각별했다. 나 역시 배우로서 6년간의 공백기를 지나 다시 현장에 섰던 만큼, 경단녀 조나정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 다시 시작하는 용기, 더불어 나의 삶을 더 깊이 생각하고 되돌아보았던 작품이었다.”

TV 조선 월화미니시리즈 ‘다음생은 없으니까’(연출 김정민 / 극본 신이원 / 제작 티엠이그룹·퍼스트맨스튜디오·메가폰)에서 주연 조나정 역할로 ‘현실 연기’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배우 김희선이 종영 소감을 밝혔다.

16일 종영한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3.9%(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이번 드라마에서 김희선은 “함께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하면서, 드라마를 대하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시청자들을 위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매회 촬영이 끝날 때마다 ‘오늘도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마음으로 끝까지 조나정을 연기할 수 있었다. 비록 나정의 인턴 생활은 끝났지만 그렇다고 인생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나정이처럼 우리는 넘어지고 흔들려도 삶은 계속되고, 결국 다시 선택하며 각자의 길을 찾게 된다는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한다.”

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 /TV조선

이날 최종회에서는 인턴십 종료 이후 다시 인생의 ‘3막’을 찾아 나서는 조나정의 과정이 담기며 꽉 찬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이끌어냈다. “최선을 다해서 내 삶을 끌어안아야지. 다음생은 없으니까”라는 나정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벅찬 감동을 안겼다. 이번 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여성들의 삶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직장 내 각종 갈등, 또 가족 간의 오해와 갈등, 그들의 숨은 상처와 이해 등 다층적인 이야기가 맞물리며 많은 이의 공감을 끌어냈다.

직장 내 성추행 비리와, 사내 고발과 관련한 직장 내 차별과 괴롭힘 문제 등과 관련해 실제 사회 이슈를 세심하게 다룬 점도 눈길을 끌었다. 김희선이 누명을 쓴 남편 윤박을 결국 이해하고 북돋는 과정에서 함께 용기를 얻었다는 이들도 상당하다.

김희선을 필두로 한혜진·진서연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토닥이는 장면은 또 하나의 위로였다. 마치 옆집 언니와, 혹은 친구, 어르신들과 함께 대화하는 것처럼 남녀 세대를 초월해 ‘함께 보는 듯’ 드라마를 봤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아내 몰래 눈물을 흘렸다는 남편들도 있었다. 작품성은 물론 연기력도 호평받으며 김희선의 필모그래피 중 하나를 넘어, 그의 연기 인생에서 또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경력 단절 이후 다시 사회로 복귀하려는 한 여성 조나정의 이야기를 통해 워킹맘, 경단녀가 마주하는 냉혹한 현실과 삶의 의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김희선에게도 이 작품은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 김희선 역시 배우 이전에 엄마, 아내로서 6년간의 공백기를 지나 현장에 복귀했던 만큼 조나정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바 있다.

'다음 생은 없으니까' 김희선/TV조선

이에 김희선은 한층 더 스펙트럼 넓어진 열연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극 초반 능청스럽고 다채로운 표정 연기가 웃음을 자아냈고, 후반에 가서는 워킹맘이 겪는 현실의 무게를 담담하게 끌어안는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조나정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나아가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개인의 불안과 좌절,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는 마음을 세밀하게 쌓아 올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김희선의 진정성 있는 열연이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5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지금 힘겨운 나날을 버티며 살아가는 모든 인생을 거울처럼 비추며 누구나 한 번뿐인 삶은 가치가 있다는, 충분히 괜찮다는 위안과 응원으로 아로새긴 뭉클한 울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