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이 두 남자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악당 중 악당으로 불렸다. 장첸과 위성락. 영화 ‘범죄도시’(2017) 속 배우 윤계상과 진선규가 각각 맡은 이 둘의 역할이 어찌나 잔혹하고 극악한지, 이름 그 자체가 악당(빌런)의 표상이 됐을 정도다. 그 뒤로도 스크린엔 흉포한 빌런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장첸과 위성락의 그림자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랬던 ‘최강 빌런’이 8년 만에 ‘동네 아저씨 히어로’로 변신해 코믹 액션극의 진수를 선보였다. 16일 막을 내린 ENA 월화 드라마(지니TV·쿠팡플레이 오리지널) ‘UDT: 우리 동네 특공대’에서다. 제목처럼 주연들은 가상의 지역 기윤시 창리동에 사는 보통의 ‘우리 동네’ 사람들이자, ‘UDT’에서 느껴지듯 전직 특수부대 출신들. 사건은 보험 조사관이자 JDD 특작부대 출신 최강(윤계상)이 이사 온 뒤 평온하기 이를 데 없었던 동네에 의문의 테러가 일어나며 시작한다. 철물점과 문방구를 운영하며 동네 청년 회장을 맡고 있는 마당발이자 HID 소속이었던 곽병남(진선규)이 최강을 의심하고 옥신각신하는 동안 동네 주민들의 과거(?)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벌어지는 ‘생활 밀착형 히어로’들의 ‘극한 직업’ 활극이다.
동네 마트 주인이지만 707 최연소 교관 출신 정남연(김지현), 전직 사이버 작전병·현직 특공 무술 관장 이용희(고규필), 박격포병 출신 엘리트 공대생 박정환(이정하) 등이 모여 두뇌·액션·공조를 선사하며 리모컨을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어떤 극한의 상황에도 안경을 벗지 않는다는 ‘안경 액션’의 신세계를 펼치는 윤계상은 드라마에서 “베프의 베프의 베프는 나한테도 베프”라고 외치며 ‘최강 요원’다운 면모를 발휘한다. 진선규는 ‘힘숨찐(‘힘을 숨기고 있는 지질해 보이는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의 대가답게 액션을 선보이는 한편, 코믹 연기로 극의 윤활유 역할까지 맡는다. ‘범죄도시3’(2023)의 ‘초롱이’ 고규필은 존재만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는 등 시청률은 2.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시작해 지난 9일 4.6%까지 상승했다. 제작 발표회에서 서로를 향해 ‘운명 같은 연기 호흡’(윤계상) ‘소떡소떡 같은 운명’(진선규)이라 말했던 ‘케미’를 증명해 보인 셈이다.
윤계상의 연기 선생으로 알려진 배우 진선규는 최근 인터뷰에서 “윤계상과 평생 연기하고 싶다. 모두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시즌2로 뭉치고 싶다”고 밝히는 등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