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살 넘어서도 액션을 할 수 없잖아요. 항상 이번 액션이 내 인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요.”
배우 지창욱(38)은 11일 디즈니+ 시리즈 ‘조각도시’ 종영 인터뷰에서 고난도 액션 연기를 마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조각도시’는 평범한 배달부 ‘태중’(지창욱 분)이 어느 날 흉악범으로 몰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이 ‘요한’(도경수 분)에 의해 계획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를 향해 복수를 실행하는 액션 드라마다. 드라마 ‘모범택시’의 오상호 작가가 각본을, 박신우·김창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창욱은 이번 작품에서 절망과 분노에 찬 남성을 그려냈다. 특히 바이크 액션, 카체이싱,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맨몸 격투까지 선보이며 감정 표현 및 액션 연기 모두 호평받았다.
지창욱은 “교도소 촬영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액션 장면도 많았고 촬영 기간도 1년이 걸릴 정도로 길었다.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였다”고 했다. 탈옥 실패 후 교도소에서 여덕수(양동근) 무리에게 당하는 장면은 5일 연속 촬영했다고 한다. 그는 “액션신은 50% 정도 소화했다. 대역이 없을 순 없다. 난도가 높거나 제가 해도 효과가 없는 건 액션팀에 의지하는데, 극 중 오토바이 타고 질주하는 장면 대부분은 대역이 한 것”이라고 했다.
드라마 ‘최악의 악’ ‘강남 비-사이드’ 영화 ‘리볼버’ 등 최근 액션물을 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실 액션 별로 안 좋아하고 즐기진 않는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어서 하는 것”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몸 쓰는 연기 좋아했고 액션스쿨에서 훈련도 많이 했다. 힘들지만 몸으로 감정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재미있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 ‘태중’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공은 감독과 스태프에게 돌렸다. 지창욱은 “나쁜 강자에게 조각당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태중이의 억울함과 고통을 잘 표현해 내는 게 숙제였다. 조각 도시가 만화 같고 극적인 장면이 많아서 시청자들이 위화감 없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연기하고 감정을 쌓아갈지 감독님과 회의를 많이 했다. 감독님께 연기가 극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분장, 조명, 음악, 후반 편집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본인이 연기를 잘해낸 것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제 입으로 ‘저 연기 잘했다. 훌륭했다’고 말하기는 낯간지럽고 부끄럽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했다. 하지만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를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건 연출이라 생각한다. 그다음이 연기”라고 했다.
지창욱은 쉬지 않고 일하는 원동력에 대해 “다양한 역할과 장르를 소화하는 게 재미있고 안 해본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며 “최근엔 인도네시아, 필리핀 예능도 찍었고 한일 합작 드라마 ‘메리베리러브’에도 참여했다. 배우로서 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에 고민을 안 할 수 없으니 해외 프로젝트를 포함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게 된다”고 했다. 이어 “제가 무료 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돈 받고 하는 일이지 않나. 직업적으로 일하는 게 감사하고 억지로 일하는 건 아니다.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을 땐 자연스레 일을 줄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더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냐는 질문에 “바이크를 좋아해서 바이크를 타고 어딘가를 횡단하는 다큐멘터리와 예능 그 사이의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영 투자가 안 되는 것 같지만 기다리고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