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미소 뒤에 원하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고마는 섬뜩한 욕망을 숨긴 ‘최고의 빌런’. 배우 오현경이 새 드라마 ‘첫 번째 남자’에서 맡은 역할이다. 그는 “최고의 빌런에 맞게 여러 빌런의 모습, 이 여자의 아픔까지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일일 드라마 ‘첫 번째 남자’ 제작 발표회에는 배우 함은정, 오현경, 윤선우, 박건일, 김민설, 정찬, 이재황이 참석했다. 드라마는 복수를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된 여자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빼앗은 여자의 목숨을 건 치명적 대결을 그렸다.
오현경이 연기하는 채화영이란 인물은 전설급 스타 탤런트로 수많은 팬심을 저격하던 미인이지만, 현재는 회장 며느리로 살고 있는 이중인격자다. 오현경은 “드라마 대사에서 ‘펄떡이는 도마 위 생선처럼 늘 선택당해야만 살았던 내가 이제는 선택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는 부분이 있다”며 “신분 상승의 야망을 잘못된 방식으로 선택하면서 단추가 계속 잘못 끼워진다”고 설명했다.
오현경은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로 함은정을 꼽았다. 함은정은 천방지축 재벌가 손녀 마서린과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오장미 1인 2역을 맡았다. 오현경은 “은정이가 이 드라마를 한다기에 전화해서 확인했다”며 “이전 드라마에서는 제가 완전 정반대 캐릭터로 지고지순한 현모양처 엄마였는데, 완전히 다른 모습을 우리가 어떻게 표현할지 너무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정이는 너무 좋은 사람이라서 사랑스럽고 기특하다”며 “하지만 드라마에서 적으로 봐야 하는 만큼 화면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함은정 역시 “오현경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제가 더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마법을 선사해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했다.
남녀 주인공인 함은정과 윤선우는 공교롭게도 결혼 후 첫 작품에서 서로를 파트너로 만나게 됐다. 함은정은 지난달 30일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등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과 결혼식을 올렸다. 윤선우는 지난 10월 26일 배우 김가은과 10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함은정은 “대본 리딩 때부터 윤선우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경사가 있고 난 뒤의 작품이라 더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윤선우 역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현장에서만큼은 애틋하게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배우자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윤선우는 “일일 드라마니까 촬영 시간이 길고, 집에서 나가 있는 시간이 많으니 (아내가) 내조를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다. 함은정은 “일일 드라마를 연달아 하게 되니 체력 관리를 걱정해 주더라. 남편과 같이 보약을 지어 먹기로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배우들은 이번 드라마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은정은 “영상미도 좋고 이야기 전개가 빠른 작품이라 배우들끼리 대본 보면서 ‘우리 작품 진짜 재밌다’고 얘기한다. 시청자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선우는 “시청률 10% 넘으면 일일 드라마 최초로 저희를 해외로 보내 준다고 약속했다”며 “재밌게 이야기 잘 끌고 가서 10%를 넘겨 보겠다”고 했다. 정찬 역시 “오현경이 의외로 유머러스한 여배우인 걸 알게 됐다”며 “앞으로 남은 촬영 기간이 무척 즐거울 것 같다. 후배들이 염원하듯이 시청률도 잘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강태흠 PD는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다 보니 현장이 너무 즐겁다”며 “매일 일상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도파민이 팡팡 터지지만 너무 자극적이지만은 않은, 깊이감 있는 드라마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