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나래의 불법 의료행위 의혹과 관련, 의사 가운을 걸친 사진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일명 ‘주사이모’로 지목된 A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8일 A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게시물이 모두 삭제된 것으로 확인된다.
A씨는 전날 의사 가운을 걸친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프로필 사진도 같은 것으로 바꿨으나 이 또한 삭제했다.
A씨는 당초 프로필란에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 한국성형센터장(특진교수)’라는 이력을 한국어로 적었으나, 현재는 이를 한문 ‘内蒙古包钢医院’(내몽골바오강병원)으로 수정했다.
A씨는 앞서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사 가운을 입은 사진 등 병원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그는 “12~13년 전 내몽고라는 곳을 오가며 힘들게 공부했고,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외‧내국인 최초로 최연소 교수까지 역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장, 성형외과 과장님의 배려와 내몽고 당서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한국성형센터까지 유치할 수 있었다”며 “센터장으로서 한국을 알리기 위해 방송 인터뷰와 강연도 마다하지 않았고, 열심히 삶을 살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다 2019년 말 코로나가 터졌고, 내몽고의 모든 걸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몸도 마음도 아팠는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니저야. 네가 나의 살아온 삶을 아니?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나를 가십거리로 만드니?”라고 불법 의료행위 의혹을 제보한 박나래의 전 매니저를 겨냥한 듯한 말도 덧붙였다.
A씨가 이 글을 올린 후, 국내 의사단체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은 성명을 내고 “포강의대는 실체 없는 유령 의대”라며 반발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공의모는 “박나래씨의 ‘주사 이모’로 알려진 A씨는 불법 의료행위를 부인하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교수로 역임했다’고 주장했으나 확인 결과 ‘포강의과대학’이라는 의과대학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몽고는 중국 33개 성급 행정구역 중 하나다. 중국 의과대학 수는 집계 방식에 따라 162개에서 171개로 확인된다”며 “중국 의대 인증 단체인 전국개설임상의학전업적대학 자료에 따르면 현지에는 의과대학 162개가 있다. 내몽고에 위치한 의과대학은 내몽고의과대학, 내몽고민족대학 의과대학, 내몽고적봉의대(치펑의대), 내몽고포두의대(바오터우의대) 네 곳뿐”이라고 했다.
공의모는 “중국 의과대학 졸업자는 한국 의사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부여되지 않는다. A씨가 설령 중국에서 인정된 의대를 졸업하고 중국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은 중국 의과대학 졸업자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중국 의대 졸업자가 한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한국에서 의료행위를 한 경우 명백한 불법”이라고 했다.
한편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지난 6일 박나래가 ‘주사이모’ A씨로부터 항우울제 등 약을 공급받았으며 의료기관이 아닌 A씨의 자택 및 차량에서 주사 및 링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박나래가 해외 일정에 A씨를 동행하거나, 공항으로 A씨를 불러 수액을 맞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나래 측은 불법 의료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나래 측 법률 대리인은 이 보도에 앞선 지난 5일 “박나래의 의료 행위에는 법적으로 문제 될 부분이 전혀 없다”며 “바쁜 일정으로 내원이 어려워서 평소 다니던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에게 왕진을 요청해 링거를 맞았을 뿐이며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합법적 의료 서비스”라고 밝힌 바 있다.
입장문과 배치되는 보도가 나온 후 박나래 측은 “(주사 이모는) 의사 면허가 있는 의사분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관련 보도들이 나와 저희도 더 확인하려고 하는데 그분과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