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고객들이 유명한 한국 연예인의 사진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소셜미디어 사진을 가져와서는 ‘이대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한국 아티스트들이 K뷰티의 시작을 열어줬다면, 이제 K뷰티는 외국인들의 일상으로 들어왔다는 걸 느꼈어요.”
헤어 디자이너 차홍은 1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tvN 퍼펙트 글로우와 함께하는 뷰티 TALK’에서 직접 느낀 K뷰티의 영향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차홍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현지인들을 메이크오버하며 K뷰티의 매력과 철학을 전파하는 프로그램 ‘퍼펙트 글로우’에 참여했다.
차홍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미쉐린 2스타 식당의 셰프를 꼽았다. 그는 “늘 두건만 쓰고 살아온 분이었다”며 “엠마 셰프와 대화하면서 외모뿐 아니라 인생에 변화를 드리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물론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떠날 때는 소녀 같은 모습으로 바뀐 후 행복해하는 걸 봤다”며 “저한테 앞으로 ‘본인을 보살피면서 살겠다’고 하더라. K뷰티가 사람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퍼펙트 글로우’에 참여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니 역시 뉴욕 현지에서 K뷰티의 파급력을 느꼈다고 했다. 포니는 “5년 전 미국에서 활동할 때는 K뷰티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며 “지금은 한국 화장품을 써본 분이 엄청 많았다. 제가 ‘토너 패드’를 설명해 드리려고 했는데, 이미 써봤다더라. 저는 그냥 팁만 전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분이 맨얼굴과 같은 드라마 여배우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화장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K콘텐츠의 힘이 크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에 MC 박경림은 “K뷰티의 저변이 확대되니까 누구라도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제가 언제 레퍼런스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사진 찍힐 준비를 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전문가는 K뷰티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K콘텐츠’로 대표되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조명했다. ‘K뷰티 트렌드’의 공동 저자 서유현 박사는 이날 ‘K뷰티 트렌드: 소프트 파워의 힘,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K콘텐츠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세계인의 선망을 이끌어냈다”고 했다.
작년 한국의 가전 수출 총액은 약 38억달러(약 5조5044억원)였지만, 한국 화장품 수출 총액은 약 102억달러(약 13조8819억원)에 달했다. 서 박사는 “K뷰티는 동경의 대상이 되어야만 가능한 산업”이라며 “단순히 화장품을 잘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기에 K뷰티의 세계화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K뷰티 산업은 급변하는 미디어와 유통 환경 변화, 소비 트렌드에 즉각적으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놀라운 성공 신화를 썼다고 했다. ▲‘1일 1팩’ ‘365일 선크림’처럼 특정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 산업 전체를 주도하는 테마를 만들어 내고 ▲낯선 브랜드의 제품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제품들을 ▲2주 단위로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빠르게 진화해 가면서 ▲소셜미디어별로 톤을 다르게 해서 홍보하며 외국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서 박사는 “K뷰티가 급부상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성취는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도전과 응전이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얽히며 축적된 결과”라며 “K뷰티의 성공은 기획·제조·미디어까지 다 함께 만들어낸 생태계로, 문화 산업 전체의 힘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