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온 배우 이순재가 별세했다. 2003년 연극 '리어왕'에 출연한 배우 이순재./연합뉴스

배우 고(故) 이순재(91) 빈소가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된 가운데 그를 추모하는 후배·동료 연예인들은 물론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잇고 있다.

가장 처음으로 빈소를 찾은 건 오세훈 서울 시장. 오 시장은 이순재와 인연이 깊다. 오 시장의 부인인 송현옥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가 연출한 연극 ‘폭풍의 언덕’(2007)에 당시 세종대 석좌 교수였던 이순재가 예술 감독을 맡는 등 여러 작업을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시대를 넘어 세대를 잇는 ‘모두의 배우’를 떠나보낸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면서 “평생을 무대와 카메라 앞에서 보내시며 연기의 품격과 배우의 자세가 무엇인지 보여주신 선생님의 발걸음은 우리 국민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고, 문화예술계의 든든한 버팀목이셨던 선생님의 빈자리는 크지만, 생전에 보여주신 성실함과 겸손, 뜨거운 열정은 후배들의 마음속에서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추모했다.

70년간 연기 인생을 이어오며 세대를 넘어 사랑받은 배우 이순재가 25일 새벽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뉴스1

가수 겸 배우 이승기도 빈소를 찾았다. 이순재는 이승기 결혼 주례를 섰으며, 또 이승기가 주연한 영화 ‘대가족’에 특별 출연한 인연이 있다. 이승기는 “제가 굉장히 존경하고 좀 특별한 관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생님께서 병세가 조금씩 짙어지고 계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위안 삼았던 건 올 초 선생님께서 건강이 갑작스럽게 악화됐을 때 저와 제 아내가 가서 병문안을 했던 적이 있었다”라면서 “두런두런 이야기 선생님하고 나누던 시간을 가져서 그나마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선생님께서 당신이 건강한 모습을 좀 더 저희에게 좀 보이고 싶으셔서 이렇게 아프신데도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서 배웅을 해 주셨을 때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말 마지막까지 연기를 놓지 않으시고, 특히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리면 안 된다라는 철학이 있으셔서 기억력을 계속해서 복기하시기 위해서 미국 대통령 이름도 줄줄이 외우시고 하셨는데 이런 모습, 이순재라는 역사를 누구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고 우리 후배들도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 성실히 나갈 것”이라면서 “이제는 좀 더 편하게 좀 내려놓으시고 그곳에서는 좀 더 편해지신 마음으로 행복한 보통 사람으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전했다.

배우 이순재가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뒤 축하 받는 모습./연합뉴스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얼마 전부터 음식을 잘 못 드셔서 사모님께서 걱정하시는 걸 들었다”면서 “완벽주의자이시면서도 타인에 피해 안주려고 애쓰셨던 분이라 잘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안타까워 했다. 이날 유족의 상복을 챙긴데 이어, 고인의 수의를 직접 가져올 것이라며 각별한 인연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술녀는 “저는 종교가 없지만 선생님은 분명 천당가셨을 것”이라며 “톱이고 원로인데 단 한번도 그런 티를 내시지 않으셨다. 참 자애로운 분”이라고 밝혔다.

빈소에는 최불암, 나문희, 임하룡, 김용건 등 원로 배우들을 비롯해 박해미, 하정우, 안재욱, 신민아, 김우빈 등 후배 연기자들이 조화를 보내 깊은 슬픔을 표했다. 또한 가수 진성, 신원호 PD 등 방송가 동료들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상주에는 아내 최희정 씨와 아들, 딸이 이름을 올렸고,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 엄수된다.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

배우 고 이순재씨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돼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