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구와 이순재(오른쪽)가 지난 2023년 1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유령' VIP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뉴스1

국민 배우 이순재의 타계 소식에 동료와 후배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고인의 사위 역할을 맡았던 배우 정보석은 25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다. 연기도, 삶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다”는 글을 적었다.

정보석은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다”며 “많은 것을 이루심에 축하드리고 아직 못 하신 것을 두고 떠나심에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부디 가시는 곳에서 더 평안하시고 더 즐거우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고 했다.

모델 겸 배우 배정남과 고(故) 이순재. /배정남 인스타그램

tvN 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를 연출했던 나영석 PD가 25일 넷플릭스 ‘케냐 간 세끼’ 제작 발표회에서 “오전에 비보를 접하고 많이 놀랐다”며 “1년간 이순재 선생님 건강이 좋지 않아 뵙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너무 당황했다”고 했다. 이어 “생전 선생님이 여행과 사적인 자리에서 제일 많이 들려줬던 얘기는 ‘끝까지 무대 위에 있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그 말씀은 꾸준하게 성실하게 일하는 것에 대해 많은 귀감이 됐다”며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실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했다. 나 PD는 추모의 뜻을 전하며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고인은 ‘꽃보다 할배’에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동료 원로배우들과 함꼐 출연했다.

신구는 이날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돌아가셨다고요?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라면서 “그분이 계셔야 우리 문화예술계의 질서가 정립되고 설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8월 정도에 얼굴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동료들과 같이 뵈러 가려 했는데, 당신께서 원치 않으셔서 가보지 못했다”며 “큰 별이 졌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은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고 했다. 배정남은 지난해 KBS2 ‘개소리’에서 견공 소피의 목소리 연기를 맡으며 주인공 이순재와 호흡을 맞췄다.

배우 한지일은 “KBS 드라마 ‘금남의 집’, ‘형사 25시’ 고정출연 당시 선생님은 가끔 방송국 로비나 분장실에서 만나면 ‘영화하다 드라마하니 기분이 어때? 함께 드라마를 해야 연기코치를 해줄 텐데’ 하시며 관심과 애정을 베풀어주시던 고마운 큰형님이셨다”고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한지일은 “특히 연극에 큰 애정이 많으셨던 대선배, 생활연극 시상식 때면 참석하셔서 후배들을 격려해주시고, 70~80명의 식사 장소에 함께하시며 전체 식사비를 계산하시는 것도 직접 목격했던 기억이 난다”며 “너무나도 인정 많고 후배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던 대선배 이순재 형님,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추모했다.

배우 현석, 고(故) 이순재, 한지일, 정운용. /한지일 인스타그램

배우 정동환은 OSEN과의 통화에서 “이순재 선생님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운동도 하시면서 활발하게 활동하셨다. 갑자기 쓰러지실 것 같은 생각은 안 드시는 분이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우리 인간이라는 것도 어쩔 수 없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동환은 지난달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이순재를 언급하며 “건강이 좋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복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었다.

정동환은 “고인과 일일 드라마를 같이한 적이 있는데, 늦은 저녁에 (촬영이) 끝나고 선생님이 책을 들고 계시기에 ‘어디 가시냐’고 물었더니 ‘학교에 가신다’고 하더라. 당시 강의 중이던 학교 학생들과 밤을 새우며 함께하시는 걸 보고 참 대단하신 분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삶이라는 건 어떤 것이라는 걸 일깨워주신 분”이라며 “모든 사람에게 최후의 일각까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가셨다. 최선을 다하셨으니 어디를 가시든지 편안하고 행복하게 쉬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생방송 진행자들도 고인을 추모했다. 코미디언 김영철은 이날 ‘김영철의 파워FM’ 라디오 도중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마치 친정 어르신이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무 슬프다”고 했다.

‘굿모닝FM 테이입니다’ 진행자 가수 테이는 “선생님께서 본인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대나 카메라 앞에 있겠다고 하셔서 100세 넘게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다”며 “한평생 도전을 멈추지 않으셨던, 열정을 다하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고 했다.

고(故) 이순재, 소녀시대 태연과 유리. /태연 인스타그램

까마득한 후배들도 고인의 추모를 이어갔다. 소녀시대 태연은 25일 고인과 함께 찍은 흑백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이 사진은 2019년 촬영된 것으로, 소녀시대 멤버 유리와 이순재가 함께했던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관람 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AOA 출신 권민아 역시 “오래 전이지만 촬영장에서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귀엽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었다”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그때의 제가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어주셨다. 앞으로도 그 말씀들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고 했다.

이순재는 25일 새벽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구순의 나이에도 연극,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지난해 KBS2 드라마 ‘개소리’에 출연해 역대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가 됐고, 같은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무대에 올랐으나 건강 악화로 공연 일정을 취소했었다. 빈소 등 장례 일정 등은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