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4'를 연출한 김인하PD

‘10년 여사친 웨딩드레스 골라주러 간다는 남자 친구, 보내줘야 할까요?’

한 주간 온라인을 달군 건 ‘환승연애4’ 출연 커플의 이별 사유가 아닐까. 시청자가 꽂힐 만한 서사를 콕 집어내 화두를 던진 연출자 김인하 PD는 ‘본인이었으면 어떡할 거냐’는 질문에 “남편은 보내지만 남친은 안 보낼 것”이라고 말하며 헤어진 남녀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다.

국내 OTT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4’는 헤어진 여러 커플이 함께 생활하며 재회 기회를 엿보거나 새 인연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이전 시리즈와 기본 틀이 같아 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초반 빠른 전개로 싹 떨쳐냈다. 과몰입 유발 프로그램답게 매회 출연진의 행동과 남녀의 과거사는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인기를 증명하듯 티빙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방송 중반부에 접어든 만큼 “출연진의 감정을 납득하기 어렵다” “전개가 느슨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24일 만난 김 PD는 시청자들이 느끼는 이런 답답함과 궁금증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티빙 '환승연애4' 포스터

◇“이전 시즌에 비해 솔직한 시즌4 출연진”

‘환승연애4’ 출연진은 ‘직진 매력’으로 시청자를 단숨에 빠져들게 했다. ‘지연’은 새로운 상대에게 대놓고 호감을 표시해 구남친 ‘우진’의 속을 긁었고, ‘민경’은 전남친 ‘유식’을 단속하며 지나치게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김 PD는 “이번 출연자들은 다른 시즌에 비해 감정에 솔직한 편이다. 극 초반에 여성이 원하는 이성을 지목해 데이트하게끔 했는데, 이 장치가 감정 표현의 도화선이 됐다고 본다. 여성 출연진은 ‘아, 데이트 신청 별거 아니구나’ 이런 생각으로 새로운 상대에게 거침없이 데이트를 신청하고, 동시에 X(전 연인)에게도 그때그때 감정을 표출하며 대화를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며 “X와 새로운 이성 사이에서 출연자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드는데 시청자는 이를 ‘감정선이 오락가락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여자 출연자의 거침없는 행보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민정이가 4화에서 유식과 설거지하며 ‘왜 가정적인 척하는 거야’라고 말하는데, 유식이 X라는 걸 너무 빨리 드러내는 대사여서 기억에 남는다. 지현이 X인 원규의 방에 들어가서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 깊다. 이전까지 둘이 접점이 없었고 티가 안 날 정도로 관계를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11화에선 ‘현지’가 전 연인과의 추억을 되짚는 공간(X룸)에 들어가 숨을 헐떡이며 오열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현지가 X인 ‘백현’과 교제한 기간이 군 복무 포함 약 2년이고 이들이 5년 전 헤어졌단 걸 고려하면 다소 억지스럽다는 반응이 있었다.

김 PD는 현지 역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현지가 백현에게 받았던 편지들을 다 읽어보고 제작진에게 제출한 건 아니다. X룸에 들어가서 자신이 받은 몇백 장의 연애 편지를 한눈에 마주하게 되니 ‘헉’ 하고 놀랐을 거다. 또 전 남친은 X룸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 여러 감정이 누적돼 벅차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환승연애4' 출연진 민경과 유식./티빙

◇ “과거 연인 관계 들키면 출연료 깎이나요?”

환승 합숙소에서 지켜야 할 첫 번째 규칙은 ‘X를 밝히지 말라.’ 이 때문에 네 커플은 다른 출연진의 눈을 피해 장소를 옮겨 다니며 말다툼을 벌인다. 4층짜리 대저택이지만 현관이나 테라스에서 오랜 시간 다투는 커플을 보면 ‘방음은 잘되나?’ ‘저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이 들며 조마조마하다.

특히 유식은 대화를 요청하는 전 여친 민정에게 “티 내지 말라”고 타박까지 해 ‘X란 사실을 들키면 출연료가 깎이는 거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 PD는 “생각보다 출연자들이 자기에게만 집중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민정과의 관계를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유식에 대해선 “그건 유식의 성격이다. X를 밝히지 말라는 규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출연자가 있는 반면, 유식은 규칙을 철저히 지키는 성격인 거다. 유식은 백현과 함께 (입주 규칙 중 하나인) 청소와 설거지를 굉장히 열심히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출연자가 셀럽 되면 축하할 일”

연애 리얼리티 전성시대를 맞아 일반인 출연자의 인기도 커지고 있다. 한 번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나면 팔로워가 수십만 명씩 훅 늘어나는 것은 기본. 환승연애 이전 시즌 출연자도 흥행 대박에 힘입어 스타덤에 올랐다. 그만큼 연애 프로그램에 임하는 출연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많아졌다.

환승연애4 제작진도 사랑에 진심인 출연자를 섭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PD는 “출연자 지원은 받지 않는다. 제작진이 먼저 소셜미디어와 전화로 접촉한다. 그중 추려서 면담한 사람만 1000명 가까이 된다. 출연 목적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물어본다”고 했다.

‘딴마음을 품은 출연자는 어떻게 골라내느냐’는 질문에는 “출연자 면접 때 인플루언서가 목적인 이들을 골라내는 질문이 있긴 하다. 구체적인 건 영업 비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출연자가 셀럽이 되는 건 응원한다고 했다. 그는 “출연자가 아예 방송이나 인플루언서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출연자가 방송 이후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가 됐다면 그만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거니까 축하할 일이고 정말 잘된 일”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 출연자는 어떻게 선정한 걸까. 김 PD는 “전반적으로 커플끼리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나지 않아야 했다. 또 학생의 연애, 현실 연애 등 다양한 커플 서사를 담으려고 했다. 여기에 출연진의 조합과 이상형을 고려하다 보니 촬영 직전까지 어떤 커플로 확정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현재까지 가장 반전 캐릭터는 지연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지연의 X가 우진이어서 이상형도 진한 인상을 좋아할 줄 알았다. 오히려 진한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원규에게 직진해 놀랐다”고 했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4'를 연출한 김인하PD./티빙

◇ 11화 리뷰 포기 사태 나왔지만… “다시 전개 빨라질 것”

매주 화제 몰이 중이지만 혹평을 피할 순 없다. 이번 시즌엔 이용진, 유라, 쌈디 등 패널의 반응이 공감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다. 직전 11화가 공개된 이후 “전개가 지루하다”는 반응과 함께 리뷰 유튜버들이 리뷰를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김 PD는 “환승 연애 리뷰 채널이 많아지면서 의견이 다양해졌고 그만큼 유튜버의 리뷰와 패널을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며 “헤어진 연인 앞에서 새로운 이성을 찾는다는 환승 연애의 특수성 때문에 출연자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 수 있고, 그런 모습 때문에 무분별하게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 출연자가 비난받도록 하는 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다. 패널도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만, 최대한 형평성을 맞추려 한다”고 했다.

극 전개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에는 “초반에 사건이 많았고 두 커플을 공개하다 보니 11화는 상대적으로 전개가 느리다고 시청자가 체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전 시즌과 비교하면 정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또 11화에 등장한 X룸은 감정선을 건드리는 중요한 축이어서 편집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김 PD는 “곧 새로운 인물이 투입되며 새 관계성이 생긴다”고 했다. 아직 풀리지 않는 서사도 나온다”며 “출연진이 여행지에 가서 X가 공개되고, 이로 인해 격정적인 감정이 나오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환승연애4′ 12화는 오는 26일 수요일 저녁 6시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