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인디 밴드 음반과 공연을 제작해 온 중소 기획사 MPMG가 CJ EN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행위’로 신고했다.
12일 이종현 MPMG 대표 프로듀서는 서울 마포구 MPMG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 ENM 산하의 음악 방송사인 Mnet(엠넷)의 2022년 방송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이하 GSI)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5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자리에는 공정위 신고와 법률 대리를 맡은 김종휘 법무법인 정독 변호사가 동석했다.
MPMG가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지난 2022년 7월 엠넷이 ‘밴드 경연’을 주제로 약 2개월간 방영한 프로그램이다. MPMG는 방송 제작 과정에서 투자 협찬사로 참여했다. MPMG는 소란, 쏜애플, 유다빈밴드 등 유명 밴드들이 소속돼 있고, 산하 기획사 ‘민트페이퍼’와 함께 ‘뷰티풀 민트 라이프’ ‘그랜드 민트페스티벌’ 등 인디 밴드가 다수 출연해 온 음악 축제들을 15년 이상 운영해 왔다.
이날 이종현 프로듀서는 ‘엠넷이 제작사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제작비만 뜯어갔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엠넷은 10원 한 푼 투자하지 않고, MPMG가 제작비 전액을 포함해 마케팅 비용까지 투자했다”며 “결국 우리가 원래 투자할 예정이었던 금액인 30억원도 모자라 제작 이후 부가 비용으로 20억원을 더 써야 했다”고 했다. 또한 “계약 과정에서 협찬사의 수익은 고려되지 않았고, 화제성, 시청률 모두 처참했다. 방송을 통한 음원 수익도 소액이어서 사실상 투자 금액 그대로를 손해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작 모든 GSI의 판권과 IP를 엠넷에 빼앗겼고, 후속 지원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엠넷 책임자들과 프로그램 종료 40일 후에야 겨우 만날 수 있었지만, “해외 판권이나 유통권을 달라 했지만 거절됐고, 그러면 ‘MAMA’(엠넷에서 운영하는 가요 시상식)라도 (우리 소속 가수들을) 출연시켜달라 하니 ‘아무나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이종현 프로듀서와 MPMG 측은 프로그램 진행과 후속 논의 과정에서도 수차례 엠넷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방송 자료나 제작 발표회 일정 공유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담당 PD가 중도에 교체되거나 제작 중 우리 회사 이름과 로고 노출도 철저히 배제됐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엠넷이 GSI 결승전 콘서트 대관료와 이후 전국 투어 콘서트 등의 비용 역시 MPMG에 전가했다”며 “이 밖에 합주실, 녹음실, 식비, 주차비, 현수막, 포스터, 마케팅 등 모든 비용이 우리 부담인데 PPL이나 협찬, 프로그램 이후 우승자인 밴드 터치드에 대한 어떤 후속 지원도 없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터치드는 현재 MPMG에 소속돼 있다.
이종현 프로듀서와 MPMG 측은 이날 폭로 배경으로 “엠넷이 최근 밴드 씬의 정통성을 이어간다며 새 프로그램을 내놓는 걸 보고 침묵을 깨기로 했다”고도 했다. 이 프로듀서는 회견 막바지 “늦었지만 사과를 받고 싶다”고 요구했다. 그는 “문화와 음악을 표방하는 대기업이 이런 구조로 중소 기획사를 대해서 안타깝다”며 “책임 있는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CJ ENM은 “제작비를 협찬받는 계약 구조에 따라 MPMG는 해당 프로그램의 공연권과 참가자 매니지먼트권, 음원 마스터권을, 당사는 방송 판권과 음원 유통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상호 합의했다”며 “이후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당사는 실력있는 연출진을 구성하고 MPMG의 요구 조건을 적극 수렴해 채널 브랜드를 걸고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또한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객관적 사실과 계약 관계에 근거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