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뉴스1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와 영상 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의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민 전 대표가 본인의 풋옵션 소송이 아닌 관련 소송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재판장 이현석)는 11일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뮤직비디오 연출자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제기한 1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3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 재판은 돌고래유괴단이 작년 8월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컷 영상을 자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것이 빌미가 됐다. 당시 어도어 측은 회사에 소유권이 있는 뉴진스 영상을 신 감독이 어떤 권한으로 본인 채널에 게시했는지 물었고, 신 감독은 갑자기 자신이 운영하던 또다른 비공식 팬덤 채널인 ‘반희수 채널’에 게시했던 뉴진스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이후 신 감독은 “(디렉터스 컷) 무단 공개”라고 언급한 어도어의 입장문이 본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형사고소했고,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양측은 신 감독의 영상 게시 권한 여부, 민 전 대표가 신 감독에게 특혜를 준 건 아닌지 등을 놓고 집중 공방을 벌였다.

민 전 대표는 신 감독 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뉴진스 노래 ‘ETA’ 뮤직비디오 감독판을 신 감독이 별도로 게시한 것은 구두로 협의가 이뤄진 사항이라고 증언했다. 또한 뮤직비디오 감독이 완성된 작품을 개인 소셜미디어나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이 업계 전반에서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어도어 측은 앞서 진행된 뉴진스와 어도어 간 전속계약 관련 판결 내용으로 민 전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뉴진스는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의 분쟁을 야기하고 추가적인 협업이 불가능해지도록 했으므로 전속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돌고래유괴단이 다른 뮤직비디오 제작사를 대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콘텐츠 제작능력을 가졌다는 등의 사정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돌고래유괴단과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어도어가 전속계약상 중요한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어도어 측은 이를 토대로 ‘뉴진스의 주장이 가처분 1심과 2심, 본안에서 모두 배척되어 확정된 사실을 알고있느냐’고 묻자 민 전 대표는 “네”라고 답했다.

어도어 측은 또 “뉴진스가 주장하는 어도어의 의무불이행 사유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어도어, 뉴진스 사이의 자료를 모두 꼼꼼하게 확인해 하이브에 부정적인 여론 형성 및 소 제기 등에 필요한 요소들을 찾아낸 사전 작업의 결과로 보인다고 판시했는데, 이 내용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민 전 대표는 “이번 재판은 신 감독이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만 하냐 아니냐를 다루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어도어는 민 전 대표가 돌고래유괴단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민 대표가 어도어에 있던 2023년 한 해 동안 돌고래유괴단에 뮤직비디오 4편 제작비로 33억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돌고래유괴단 한 해 매출(약 132억원)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은 2021년 기준 영업이익이 7억원 정도에 불과했는데, 카카오엔터와의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2026년까지 누적 영업이익 180억원을 달성해야 했다”며 민 전 대표가 돌고래유괴단의 목표이익을 맞춰주려고 일감을 몰아주고 단가를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 전 대표는 ‘이런 주주간 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 “모른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신 감독에게 받았느냐’는 물음에는 “맞다”고 했다. 민 전 대표는 “저는 검토해주지 않았고 전달만 했다. 아마도 (검토는) A 부대표였을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주식매매계약에는 통상 비밀유지조항이 수반돼 당사자 외에는 계약 내용을 알 수 없도록 하고, 기밀이 유지되지 않으면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돌고래유괴단 대표 신 감독이 카카오엔터와 맺은 계약을 제3자인 민 전 대표에게 공유한 것은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