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이 3년 만에 정규 11집 ‘또 다른 곳’으로 돌아왔다. 루시드폴은 나와 타인을 나누고, 혐오하는 이 시대에 노래로 연대하며 더 나은 세상인 ‘또 다른 곳’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정규 앨범이 발매되는 7일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만난 루시드폴은 “새 앨범이 다른 분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가늠할 수 없기에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 누군가에게 저의 노래가 잘 닿아서 우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어느덧 데뷔 28년 차 가수인 루시드폴은 2~3년마다 꾸준히 정규 앨범을 내왔다. 아이돌 가수와 음원이 주류인 요즘 음반 시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루시드폴은 정규 앨범 발매의 원동력으로 “안테나의 전폭적 지원과 수장 유희열의 전폭적 믿음”을 꼽았다. 그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4곡씩 쪼개서 싱글 앨범으로 내자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안테나는 음악을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며 “그 중심에 희열이 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저라는 사람에게 앨범은 기록이고, 뮤지션으로서 걸어가는 발자국 같은 것”이라며 “지난 2~3년의 기록을 싱글로 담기에는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것도 많았다”고 했다.
타이틀곡 ‘꽃이 된 사람’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심플한 구성의 사랑 노래다. 안테나 직원들의 투표로 타이틀곡이 결정됐다. 루시드폴은 “타이틀곡은 가장 많은 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노래를 고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뮤지션으로서 내가 돋보일 만한 멋있는 곡을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대중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대중은 음악을 분석해서 듣지 않는다. 그냥 좋으면 좋은 것”이라며 “회사에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있으니 의견을 듣고자 했다”고 했다. 그 결과, 40명 중 32표라는 압도적인 표를 받은 ‘꽃이 된 사람’이 타이틀곡이 됐다.
루시드폴에게는 세 개의 우주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나’라는 우주, 둘째는 나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우주, 셋째는 나와 간접적인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우주다. 루시드폴은 “요즘 우리는 두 번째 우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며 “소셜미디어나 유튜브를 통해 도파민을 얻으면서 피로감이 쌓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세 번째 우주에 에너지를 나누고 싶었다”며 “캄보디아,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사실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지는 않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번 앨범에는 스페인 기타리스트와 아르헨티나 재즈 뮤지션, 브라질 싱어송라이터, 스페인 가수 등이 함께 참여했다. 루시드폴은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과 음악적으로 연대하고 싶었다”며 “혐오하고 배제하는 정서는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은 일이지만, 세계의 여러 분들과 노래를 함께 만들면서 같이 조금 더 나은 곳으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루시드폴의 정규 앨범 ‘또 다른 곳’은 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발매된다. 절망 속에서도 함께 희망을 품고 연대하여 지금과 ‘또 다른 곳’에 다다른 이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