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의 지드래곤(37·본명 권지용)이 마약 투약 의혹 당시를 떠올리며 “고통스럽고 답답했다”고 했다.
지드래곤은 5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파워’(POWER) 앨범을 내기 1년 전 어떠한 사건에 연루됐다. 개인적인 의견이나 기분을 말할 곳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2023년 12월 불거진 마약 투약 의혹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그는 “피해자임에도 내가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고 싶은 게 아님에도, 일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당시 활동을 쉬던 기간이었는데, 2~3개월 연말·연초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허탈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열어서 입장을 표명하고 싶지도 않았다”며 “고통스럽고, 과정이라고 생각했을 때 감내해야 한다는 게 답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컴백하는 게 맞을까?’ 싶더라. 차라리 은퇴해 일반인으로 살 수도 있지만,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했다.
작년 10월 발매한 노래 ‘파워’는 이때의 심경을 담아 만든 곡이라고 했다. 지드래곤은 “음악이라는 창구가 있었다. 당시 앨범을 준비하고자 하던 기간이 겹쳐서 이래저래 경험한 걸 바탕으로 쓰다 보니 ‘파워’를 첫 번째 곡으로 선택했다. ‘주인을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다음부터라도 이런 사례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 모든 게 뿌리를 타고 올라가면 결국 미디어 아니냐. 내가 가진 음악의 힘을 이용해 미디어를 풍자하고자 했고, ‘파워’의 여러 가지 메시지 중 키포인트였다”고 했다.
마약 퇴치 재단 ‘저스피스’를 설립한 계기에 대해선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 혹은 선배로서 이런 사례가 다음에 혹시라도 생기면 편이 돼줄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도움이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단체가 있었으면 해 컴백을 준비하면서 설립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손석희는 지드래곤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라고 평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나는 평소에도 이런 손짓과 발짓을 한다. 가만히 이야기하라고 하면 너무 불편해서 할 수가 없다”며 “내 손발만 묶으면 굳이 입에 테이프를 붙일 필요가 없다. 그것만으로 나는 말을 할 수가 없다. 표현은 입으로만 하기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2023년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정밀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고 그해 12월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됐다. 이후 지드래곤은 새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신보를 발매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달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상 시상식에서 옥관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공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