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재범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에 목발을 짚고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가수 박재범(Jay Park)이 유방암 행사에서 선정적인 가사의 ‘몸매’를 선곡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대해 “암 환자 중 제 공연을 보고 불쾌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번 자선 행사 목적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유방암 인식 개선’이란 취지보다는 톱스타들의 친목에 집중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패션 잡지 ‘더블유 코리아’(W Korea)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행사 ‘러브 유어 더블유(Love Your W) 2025’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재범은 2015년 발매된 자신의 히트곡 ‘몸매(MOMMAE)’를 열창했다. 최근 다리를 다친 박재범은 목발 투혼을 발휘했으나 영상이 공개된 뒤 네티즌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냈다.

‘몸매’에는 “지금 소개받고 싶어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등 여성 몸매를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가사가 포함돼 있는데,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행사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몸매’는 음원 플랫폼에서도 성인 인증을 거쳐야 들을 수 있다.

논란이 일자 더블유코리아는 영상을 올린 지 20분 만에 이를 삭제했다.

이와 관련해 박재범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 끝나고 진행된 파티와 공연이었다”며 “바쁜 스케줄 빼고 좋은 취지와 마음으로 모인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하고 평소처럼 공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암 환자분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 건강하시길 바란다”며 “저도 부상이 있는 상태지만 좋은 마음으로 무페이로 열심히 공연했다. 그 좋은 마음 악용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런 입장에도 네티즌들은 “행사 의도와 맞지 않는 노래를 부른 게 문제인데 무페이랑 무슨 상관이냐” “유방암 환자를 위한 정식 행사는 뭐였나. 노래가 그거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유방암 환자들은 가슴 절제술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가슴 운운하는 노래가 말이 되나”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수 박재범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방탄소년단(BTS) RM(왼쪽부터)과 제이홉, 뷔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배우 하정우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이번 행사를 두고도 네티즌들은 ‘유방암 환자 인식 개선이라는 행사 목적과 달리 유명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로 변질됐다’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행사 주최 측 인스타그램에는 연예인들이 샴페인 잔을 부딪치고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나 ‘컴백 계획’ ‘인스타그램 챌린지’ 등 유방암과 관련 없는 인터뷰 영상들이 주로 게시됐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들이 명품 두르고 와서 술 마시며 노는 게 유방암과 무슨 상관이냐” “암 환자들은 술 입에도 안 대는데 웬 술 파티. 인식 개선이 되겠나” 같은 글이 올라왔다.

올해 20회를 맞이한 ‘러브 유어 더블유’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의 RM·제이홉‧뷔, 스트레이키즈 방찬‧승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수빈, 에스파, 아이브, 배우 박서준, 하정우, 이동휘, 이민호, 이수혁, 공명, 덱스, 김영광, 문소리, 고현정, 이영애 등 가수부터 배우까지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자선 행사 성격의 ‘러브 유어 더블유’는 20회 동안 약 10억원의 기부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