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한다.
14일 MBC에 따르면, 다음 날 오전 10시 MBC 상암 사옥에서 안형준 사장과 고(故) 오요안나 유족이 함께 기자회견을 연다. MBC 측은 이 자리에서 고인에게 사과하고 명예 사원증을 수여한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약속할 예정이다.
고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기상캐스터로 발탁돼 ‘MBC 뉴스’, ‘MBC 뉴스투데이’, 라디오 ‘세상을 여는 아침’ 등에 출연했다. 작년 9월 15일 28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으나 사망 소식은 3개월 뒤에 전해졌다. 지난 1월 그의 휴대전화에서 유서 등이 발견되면서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까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MBC에 대한 특별 근로 감독 결과를 발표하면서 “단순한 지도나 조언을 넘어 사회 통념상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발언이 반복됐다”며 고인에 대한 괴롭힘을 인정했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고 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지난달 8일부터 서울 상암동 MBC 건물 앞에서 사측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5일 MBC와의 잠정 합의에 따라 농성을 마무리했다. MBC는 기존 기상 캐스터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들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MBC 사과와는 별개로 유족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 A씨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