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왕이 눈물 흘릴 맛’(홍콩 매체 프레스티지)

‘한국의 정수(精髓)와 프랑스 기법이 만난 풍미. 단순한 플롯 장치가 아닌 정체성, 회복력, 문화적 대화를 상징하는 먹을 수 있는 은유다.’(태틀러 아시아)

한국을 대표하는 K푸드 ‘비빔밥’이 세계인의 식탁에서 재현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 등장한 ‘고추장 버터 비빔밥’이 그 주인공이다. 현대에서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한 미슐랭 3스타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극 중 절대 미각을 소유한 군왕 이헌(이채민)을 처음 만나 만들어주는 음식이자, 이헌이 연지영을 그리면서 “다시 만났을 때 직접 해주고 싶다”고 언급한 음식이다.

여느 비빔밥과 같지만, 차이점은 우리에게 익숙한 참기름 대신 버터를 녹여 만든 ‘브라운 버터’를 쓰는 것. 과거로 오기 전 연지영이 기내식에서 챙겨온 고추장과 버터를 활용해 즉석에서 만들어낸 음식이다.

드라마 폭군의 셰프 중/tvN

드라마를 통해 기존 ‘비빔밥’을 재해석한 ‘고추장 버터 비빔밥’은 주인공 임윤아와 이채민에게도 각별하다. 임윤아는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 드라마 속 등장한 수많은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이 고추장 버터 비빔밥을 꼽았다.

극 중 궁중 대령 숙수가 된 연지영 역할을 맡은 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윤아는 “K푸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자 과거로 온 연지영의 시작을 알리는 음식”이라면서 “이헌에게 처음 차려준 음식이면서 셰프로서 처음 선보인 메뉴로 모든 것의 근원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극 중 미슐랭 3스타 셰프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비행기에서 고추장과 버터를 챙겨오는 장면이 뭔가 친근함이 묻어나면서 굉장히 재밌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언급하는 장면/tvN SNS 캡쳐

이헌 역을 맡은 이채민의 첫 촬영도 바로 이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장면이었다. 촬영 개시 20여 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주연 배우 하차로 긴급 투입된 이채민은 역시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 “드라마에 처음 합류해 찍은 장면이 바로 연지영이 만들어준 고추장 버터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었다”면서 “연지영에게 고백하면서 매일 아침마다 손수 비빈밥(비빔밥)을 만들어 주겠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드라마 폭군의 셰프 '고추장 버터 비빔밥' 재현한 소셜 미디어/SNS 캡쳐

이들 주인공의 서사를 만든 ‘고추장 버터 비빔밥’은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실제 만들어봤다”는 소셜 미디어 인증샷을 쏟아내게 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전하의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았다’라거나 ‘드라마 폭군의 셰프(영문 제목 ‘Bon Appétit, Your Majesty) 속 그 비빔밥’이라며 채소를 데치고 볶고, 고슬한 밥을 지어 고추장과 버터를 섞어 비벼 먹는 영상이 줄을 이었다. 틱톡커 ‘gimy’(@by.gimy)가 지난달 20일 올린 영상은 좋아요 23만4600여 개, 댓글 1700여 개를 기록하며 많은 인기를 모았고, 인도네시아의 틱톡커 ‘ristiafill’(@ristiafill)이 ‘전하(Jeonha)’를 위해 만들었다는 비빔밥 영상에는 좋아요 6만2000여 개가 달렸다.

고추장 버터 비빔밥을 비롯해 드라마 속에 등장한 다양한 한식 기반 퓨전 요리는 외신의 극찬을 이끌기도 했다. 프레스티지 홍콩은 최근 “궁중 요리 및 고서 연구가를 통해 고증된 한국의 전통 요리와 식재료가 현대 미슐랭 스타 주방의 세련미와 결합해 다시 한번 한식을 세계 요리의 최전선으로 이끌었다”고 평했고, 미국 포브스는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정교하게 차려진 음식”이라고 평가했다.

퓨전 음식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도 있다. 태틀러 아시아는 “단순히 서양 요리를 이식하는 대신, 시간 여행을 하는 셰프를 통해 전통 한국 재료와 조화를 이루는 서양 고전 기법을 완성도 있게 표현했다”면서 “서로 다른 두 요리의 전통이 상호 존중과 혁신으로 만날 때 발휘되는 창의적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장르가 섞여 있지만 핵심은 음식이라는 언어로 사랑을 전하는 로맨틱 코미디”라며 음식 연출에 높은 점수를 줬다.